MBC 새 주말연속극 '마음이 고와야지' 2일 첫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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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달 30일 시사회를 가진 MBC 새 주말연속극 '마음이 고와야지' (2일 밤8시 첫방영) 첫 회분에는 시청률 1위를 달리던 전편 '그대 그리고 나' 의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안달이난 후속 주자의 조바심이 이 드라마는 배어 있었다. 사채로 졸부가 된 강진진 (선우용녀) 의 딸 연지 (이승연) 와 빚보증을 섰다 자동차 정비공장을 날리게된 김필호 (김무생) 의 아들 태준 (손창민) 두가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해프닝을 밝은 조명으로 비춘 코믹물.

배경부터 극명한 대비를 보이는 두 가족을 소개한 첫 편은 허세와 천박한 졸부 근성으로 뭉친 강진진 집안 사람들의 면면과 패배감에 짓눌린 김사장 가족들을 그렸다.

문제는 첫 편의 속성상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기 위해 준비한 떡밥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던지면서 나타났다. 졸부 근성의 강여사 가족 다섯 명이 집을 나서는 장면을 가족 한 사람마다 한 대씩 차에 태워 카 퍼레이드하듯 찍는 등 지나치게 희화화하거나 비현실적 대사와 설정들로 드라마의 생기를 둔화시켰다.

주인공들의 캐릭터도 안일하게 묘사해 처리하는 등 이 드라마의 초반부는 상당히 넘어야할 장애가 많아 보인다. 하지만 기대를 걸어 볼만한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성실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태준이 허영기 많은 연지네 가족과 토닥대면서 건전한 방향으로 설득해가는 과정에는 상당한 웃음거리와 볼거리가 묻혀 있다.

'형제의 강' '딸부잣집' 등의 작가 이희우 (58) 씨와 '까치 며느리' '종점' 을 연출한 정문수 (56) 제작위원이 91년 '까치 며느리' 이후 7년만에 같은 성격의 작품으로 호흡을 맞추는 만큼 시간이 가면서 아기자기한 드라마적 재미를 기대해 볼 만하다.

정용환 기자 〈darux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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