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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낙화암 인근에 백제역사재현단지 들어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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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백제땅을 찾는 사람들은 익산의 미륵사지 벌판이나 정림사지 5층탑을 보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무녕왕릉의 출입도 불가능해진 지금 백제의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이럴 때 백제수도였던 부여의 낙화암 건너편 규암면합정리 일대 1백만평에 '백제역사재현단지' 가 들어선다. 지난 21일 첫 삽을 뜬 이 단지는 왕궁촌. 장제묘지촌. 개국촌 등 7개 백제 기능촌이 들어서 백제문화의 상당 부분을 재현하고 백제역사민속박물관. 한국전통문화학교도 건설돼 교육. 관광. 문화연구가 어우러지는 복합타운으로 2005년 완공될 예정. 백제문화권개발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인 한병삼 전국립중앙박물관장은 "그동안 백제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볼거리가 없었던 것이 사실" 이라며 "단순히 정적인 전시관이 아니고 첨단과학과 전통문화가 조화된 동적인 연구관광타운이 조성돼 백제연구에 새 장을 열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백제역사재현단지 조성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현재 이 단지 조성사업은 '백제문화권 종합개발사업' 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백제문화권' 은 90년 타당성 조사가 시작된 후 94년 10월 충남 공주시.부여군.논산시두마면과 전북익산시 일대 5억7천9백여만평에 이르는 지역에 대한 '백제문화권종합개발계획' 이 확정, 2001년 완공을 목표로 5개 분야 55개 사업으로 총1조5천억원을 투자키로 한 것. 현재까지 4천3백80억원이 투자돼 30%의 진척을 보이고 있으나 충청남도는 사업추진 지연과 민자 유치의 어려움 때문에 사업기간을 2005년으로 연장하고 사업비도 2조원이 넘게 책정, 5월부터 관계부처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역사재현단지도 당초에는 1천6백74억원의 예산을 예상했으나 물가상승과 민자유치의 어려움 등으로 4천3백26억원까지 올려잡고 있다. 충청남도 관계자는 "경제사정이 너무 악화돼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며 "백제권 개발에 대한 온 국민의 합의와 정부의 결심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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