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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대장금’ 캐스팅 7순위였던 비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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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영애를 일약 세계적인 한류 스타로 발돋움시킨 것은 MBC 드라마‘대장금’이다. 하지만 앞서 ‘대장금’ 제작진이 꼽은 캐스팅 후보 가운데 여섯 명이 출연을 거절하지 않았다면 이영애에겐 장금이 역이 돌아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같은 비화는 ‘허준’‘대장금’‘이산’등 굵직한 사극 연출을 맡았던 이병훈 PD가 최근 펴낸 저서 『꿈의 왕국을 세워라』(해피타임 펴냄)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병훈 PD는 스타라는 존재는 말 그대로 하늘의 별과 같아서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고 다가갈수록 멀게만 느껴진다고 말했다. 맨처음 ‘대장금’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여러 배우들을 주연으로 떠올렸지만 감히 이영애 같은 톱스타에게 손을 내밀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병훈 PD는 ‘대장금’은 지금까지 해온 그 어떤 드라마보다 소재도 매력적이었고 스토리도 자신이 있었는데, 송윤아에 이어 김하늘, 송혜교, 장진영, 명세빈에게 연거푸 거절을 당하며 딜레마에 빠져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영애와 고소영에게 캐스팅 제안을 했다.

하지만 이병훈 PD는 이영애에서도 “사극은 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대답을 들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놉시스만 건네고 돌아섰다. 고소영에게서는 아예 연락이 없었다. 얼마 후 뜻밖에 이영애에게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이병훈 PD는 당시 이영애에게 “이 역은 이영애씨 말고는 어울리는 사람이 없다. 처음부터 당신 외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이 책에서 “지금까지 6명에게 퇴짜 맞았다는 사실은 굳이 그녀에게 말할 필요 없거니와 그 순간만큼은 장금이 역에 이영애보다 더 어울리는 배우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썼다.

배우에게 ‘당신보다 이 배역에 어울리는 배우는 없다’는 말보다 더 감동적인 말이 있을까. 며칠 후 이영애는 출연계약서에 사인을 했고, 빠른 시일 내에 요리는 배우겠다고 말했다. 이영애는 이병훈 PD가 소개해준 궁중음식 연구원에서 요리를 배워 지금 우리 기억 속에 남아있는 장금이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병훈 PD는“그 때까지만 해도 ‘대장금’이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둘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영애도 촬영 기간 내내 단 한 번도 지각한 적이 없고 단 한 번도 피곤하고 힘든 내색 없이 추위와 더위와 졸음과 배고픔을 참아줬다”고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또 이병훈 PD는 드라마 ‘허준’에서 예진 아씨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황수정도 캐스팅 7순위였다고 털어 놓았다. 섭외 0순위는 송윤아였고, 김지수와 오연수에게 연거푸 거절당한 뒤 이일화와 황수정에게 제의를 한 끝에 ‘황수정표 예진아씨’가 탄생했다고 소개했다.

이병훈 PD는 ‘허준’‘상도’‘대장금’‘서동요’‘이산’등 굵직한 드라마를 연출했다. 특히‘대장금’은 한류 드라마의 대명사로 떠오르면서 한국 드라마사에 큰 획을 그은 작품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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