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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홈쇼핑도 재미있어야 고객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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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DJ가 등장해 라디오쇼 형식으로 진행하는 롯데홈쇼핑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사진 上). CJ오쇼핑의 ‘우리 진짜 결혼했어요’를 진행하는 실제 부부 김보천·이숙종 쇼호스트.

CJ오쇼핑이 매주 수요일 오후 4시40분에 방송하는 ‘우리 진짜 결혼했어요’에는 실제 신혼부부가 진행자로 나온다. 김보천·이숙종 쇼호스트다. 중간에 들어가는 상황극은 이들의 집에서 촬영했다. 부인 이씨가 사들인 물품으로 옷장과 신발장이 터질 듯하자 남편 김씨가 “공간도 없는데 그만 좀 사라”고 핀잔을 주면서 자연스럽게 신발장 정리 도구를 소개하는 식이다. 요즘 케이블 방송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리얼리티 극’을 응용한 홈쇼핑이다.

TV홈쇼핑에 형식 파괴형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롯데홈쇼핑 방송제작팀 정윤상 팀장은 “파격적인 가격만 강조하는 기존의 판매 방식으로는 고객들의 눈길을 잡기 힘들다”며 “토크쇼, 개그쇼, 라디오 방송 등 다양한 오락적 요소를 가미한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결합=현대홈쇼핑은 4월 하순 일주일 동안 TV 홈쇼핑 프로그램 일부를 자사의 인터넷쇼핑몰인 H몰 ‘뻔뻔 라이브’ 코너에 동시 생중계해 효과를 봤다. 인터넷 실시간 채팅 공간에 고객들이 상품에 대한 궁금증을 올리면 바로 답변을 해줬다. 이 기간 이 코너의 매출은 평소보다 10% 많은 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엔 소비자가 직접 찍은 자체제작(UCC) 동영상을 H몰에 응모하면 홈쇼핑으로 전국에 방송해줬다. 중장년층 참가자를 찾기 힘든 일반적인 인터넷 공모와는 달리 참여 고객 200여 명의 3분의 1이 40~50대였다. 박종선 현대홈쇼핑 e-마케팅팀장은 “홈쇼핑과 인터넷 간 미디어 융합이 참여 연령대를 확대하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오락적 요소 가미=CJ오쇼핑이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40분부터 방송하는 ‘스타일 온에어’는 세계적인 패션 도시들의 최신 유행 경향을 짚어준다. 또 스타일리스트 두 명이 경쟁을 펼치는 ‘스타일 배틀’ 코너와 패션 잡지 속 유행을 소개하는 ‘핫 아이템 인 매거진’ 같은 내용이 방송된다. 같은 방송에서 매주 목요일 오전 8시15분에 방송되는 ‘김승현의 이런 SHOW’는 버라이어티 토크쇼 형식을 도입했다. 토크쇼의 맛을 살리기 위해 홈쇼핑 방송의 가장 큰 특징인 제품 자막도 없앴다.

롯데홈쇼핑이 매주 토요일 오전에 내보내는 ‘뷰티 원 더 쇼’는 콩트 형식을 가미했다. 남자 쇼호스트가 ‘원더맨’으로 분장해 콩트 식으로 그날의 증정 제품을 홍보하고 ‘우리 결혼했어요’와 영화 ‘러브 액츄얼리’ 등을 패러디한 동영상을 내보낸다.

◆쇼핑호스트 ‘사생활’ 공개도=GS홈쇼핑의 이혜진 쇼핑호스트는 최근 다이어트 복대를 판매하면서 자신의 몸무게를 공개하고 뱃살을 쥐여 보였다. 보정 속옷인 ‘원더브라’ 판매 때도 정윤정 쇼핑 호스트가 자신의 가슴 사이즈를 직접 공개하고 변화를 보여줬다. 고혜선 쇼핑호스트는 ‘기분 좋은 아침’ 프로에서 라텍스 침대를 자신의 집 침실에 설치해 이를 찍은 동영상을 보여줬다.

◆라디오 방송 형식도=롯데홈쇼핑은 최근 라디오 형식을 접목한 ‘밤을 잊은 그대에게’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DJ 부스를 설치해 놓고 고객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아 신청곡을 스튜디오에 나온 밴드가 라이브 연주로 들려줬다. 평소 주말 방송보다 매출이 약 25%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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