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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지구의 날]늘어나는 에너지 소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22일은 제28회 지구의 날. 환경오염과 자원고갈로 황폐화되고 있는 지구를 구하자는 노력과 함께 에너지.식량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 문제는 특히 제2, 제3의 IMF 위기상황으로 닥칠 수도 있어 우리에게는 더욱 심각하다. 지구의 날을 앞두고 국내외 식량.에너지 위기상황과 대책 등을 살펴본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류가격이 하락하면서 도로가 다시 차량으로 메워지고 있다.전문가들은 에너지 위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소비행태에 한결같은 우려의 눈길을 보낸다.

20일 삼성지구환경연구소 (소장 朴鍾植)가 발표한 '환경관점에서 본 에너지.식량 위기의 재조명' 이라는 보고서는 이같은 위기상황을 잘 지적하고 있다.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에너지소비 증가율은 10.3%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입국 평균 (1.8%) 의 6배나 된다는 것이다.

이는 에너지 다소비 산업인 중화학 공업 비중이 85년 58.5%에서 95년 76. 5%로 늘어난데다 차량보급이 크게 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반면 대체에너지 개발은 미미한 실정이다.

96년 현재 대체에너지의 비중은 0.7%로 미국의 7.3%에 비해 매우 저조하고 이나마 쓰레기 소각에 의한 개발이 90%를 차지해 실질적으로는 0%인 셈이다.세계의 석유 매장량도 약 1조배럴로 지금의 소비수준이 유지되면 50년 안에 고갈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요는 급증해 지난 50년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은 3배로 늘어났다.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최근호는 "세계 석유매장량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적은 8천5백억배럴에 불과하고 그나마 개발가능한 매장량은 얼마 되지않아 10년 안에 생산량이 줄어들기 시작할 것" 이라고 전망한다.

생산량이 줄기 시작하면 가격폭등은 불을 보듯 뻔하다.아주대 대학원 최기련 (崔基鍊.에너지학과) 교수는 "석유가격 결정에는 당장 얼마나 공급되느냐 보다 앞으로 얼마나 공급되겠느냐 하는 것이 크게 작용한다" 고 말한다.

중동지역의 국제정세도 기름값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중동전쟁의 여파로 일어난 두차례 오일쇼크중 두번째인 79년에는 기름값 폭등으로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대체에너지 개발에도 한계가 있다.세계 각국이 태양.조력.풍력.지열 등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많은 시간과 엄청난 자금이 필요해 성과는 별무 상태. 한편 우리나라는 화석연료의 비중이 높아 85~95년 사이 이산화탄소의 배출증가율이 연평균 8.7%나 되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OECD 평균 (0.8%) 의 10배나 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일본 교토 (京都)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 이후 이산화탄소를 줄이라는 선진국들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삼성지구환경연구소 황진택 (黃鎭澤) 박사는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구조로의 전환과 에너지 생산.이용 효율을 높이는 기술의 개발이 시급하다" 면서 "에너지절약 유도를 위한 경제적 유인책 강구와 대외협상력 제고도 함께 모색돼야 위기극복이 가능할 것" 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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