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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난초 재배농가 '위기'…독일서 상표 사용료 요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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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장미와 난초 재배농가들이 위기에 처했다.장미의 경우 묘목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 상표 사용료 부담까지 안게 된데다 범국민적인 '꽃 안주기' 운동 등으로 꽃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충남도와 화훼협회에 따르면 독일 장미 육종업체인 코르데스사는 최근 자사 품종인 '레드산드라' 장미를 재배.판매하는 농가나 유통상인들에게 판매중지 또는 그루당 1달러씩 상표 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하고 나섰다.붉은 장미인 레드산드라는 충남 태안.서산을 비롯, 경기와 경남등에서 주로 재배되며 국내 수요의 80%를 차지하는 품목이다.

코르데스사는 지난달부터 시행된 종자산업법에 따라 국내에 상표등록을 마친 뒤 곧바로 해당 수입 종묘사를 상대로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충남 태안지역에서는 7만여평에 1백20여만그루의 레드산드라를 재배하고 있는데 독일사 요구대로 상표 사용료를 지불할 경우 당장 15억원이 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할 형편이다.

화훼협회 태안군 분회 김춘복 (金春福.41) 회장은 "꽃 수요가 줄면서 장미값이 최근 10송이 한 단에 3천~4천원선 (출하가 기준) 으로 지난해보다 평균 30%이상 떨어졌는데 사용료 부담까지 안게 돼 큰 걱정" 이라고 말했다.또 난 (蘭) 재배농가들도 IMF 이후 '난 안보내기' 바람이 범국민적으로 확산되면서 수요가 크게 줄어 IMF 이전 한 분당 1만5천원하던 것이 8천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전국 4백20여개 농가들은 정부에 '난 안보내기' 운동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보내기로 하는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태안 =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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