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발견] 처음 경매 나온 안익태 자필 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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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김형, 인천 최씨의 ‘바이올린’에 관해서는 장규상 씨(첼로연주자)와 연결을 하여 곧 대금을 지불하든지 계약을 하여 대금을 지불하도록 하십시오.”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1906~65)이 말년에 쓴 편지 가 경매에 나온다. 고미술품 전문 경매회사인 아이옥션은 1일 “안 선생의 자필 편지가 경매에 나오는 첫 사례”라고 소개했다.

편지 내용은 당사자가 아니고는 이해하기 어려울만큼 아리송하다. “다른 사람의 일 만원은 9월 15일 지불은 꼭 지불하도록 하여 그 만원을 간직하고 계십시오” “현금 이외에는 절대로 팔지 마십시오” 등 주로 돈과 관련한 내용이다. 1964년 일본 도쿄에 머물던 안선생이 서울 을지로 영창악기제조회사의 김재환 씨에게 보낸 것으로 돼있으며 안 선생은 호방한 서체로 한글과 한자를 함께 사용했다.

아이옥션의 공창규 대표는 “안 선생의 악보는 많지만 친필 편지는 드물다”며 “희소성이 낙찰가 결정에 중요한 경매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아이옥션은 이 편지의 추정가를 600만~1200만원으로 잡았다. 내용은 큰 의미가 없지만 편지 자체가 희귀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익태 기념재단의 김윤경 사무국장은 “스승에게 독일어로 쓴 편지나 음악에 대한 해설 등은 있지만 일상 생활을 엿볼 수 있는 한글 편지는 드문 편”이라고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안 선생의 한글 편지를 28점 소장하고 있다.

안 선생의 편지를 포함해 고서화 64점, 도자기 66점 등 총 186점 작품이 나오는 이번 경매는 11일 오후 5시 서울 경운동 SK허브 아이옥션 본사에서 진행된다. 02-733-6430.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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