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채널X]KBS 홍두표사장이 떠나고 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요즘 KBS의 국.부장들에겐 '안도' 와 '불안' 이 교차한다.'안도' 는 불쑥불쑥 걸려오던 홍두표 전임 사장의 전화가 사라진 덕분. 간부들 사이에 홍사장의 전화는 가위 공포와 전율의 대상이었다.

"그 코너는 기획의도가 잘못 됐다" 는 커다란 지적부터 "저 탤런트가 배역에 안 맞는다" 는 작은 부분까지 수시로,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전화 불호령이 떨어졌다.

○…이런 '게릴라식 전화' 는 집도 예외가 아니었다.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던 중 "지금 TV를 보고 있나" 로 시작하는 홍사장의 질책 전화를 받았던 한 간부. 식구들 앞이라 내색을 않으려 했지만 어찌 표가 안 나랴. "곤란했죠. 그러나 홍사장의 지적이 옳았기 때문에 불만은 없었다" 는 게 그의 말. "마침 집에 없었던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다" 는 부장도 있다.

○…그러면서도 요즘 KBS의 시청률 하락 조짐이 홍사장 빈 자리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불안을 감추지 못한다.한 간부는 "홍사장의 전화가 시청률 상승에 도움이 됐던 건 사실"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드라마제작국 모 주간은 "지금 방영되는 프로는 상당부분 공영성 강화 차원서 홍사장 재임 말년시 기획된 것" 이라며 "이제는 공영방송이 시청률 잣대의 굴레를 벗어나면 좋겠다" 는 희망을 나타냈다.

강주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