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시험구간 난공사 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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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경부고속철도는 사업추진 자체도 난항을 겪고 있지만 현재 진행중인 시험구간 공사 현장도 난 (難) 공사가 많아 살얼음판을 밟듯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고속철도 전력공급을 위한 개당 1백95t짜리 '점보' 변압기를 옮기느라 특수바지선.화물열차에 탱크형 트레일러까지 동원되는가하면 우회도로까지 새로 뚫는 사상 초유의 화물운송작전이 화제가 됐었다.

고속철도사업은 노선 직선화가 필수적인 초대형 공사인데다 터널과 교량구간이 총구간의 4% 미만인 프랑스와 달리 우리나라는 터널구간이 44%, 교량구간이 27%나 돼 난공사 운명을 타고난 셈이다.

특히 고속철도 공사는 손톱크기 (1㎠) 의 노반이 6명 이상의 성인 몸무게 (4백㎏) 를 견뎌내야 하는 초강도 공사. 따라서 현장에서 공사에 투입될 물은 초대형 에어컨을 뺨치는 쿨링시스템으로 모시는가 하면 자갈과 모래는 2시간마다 얼음물로 샤워하고 4명의 전담반으로부터 24시간 '경호' 를 받는다.

고강도 공사는 콘크리트 배합비율중 시멘트 비중이 일반공사보다 2배이상 높아 시멘트가 물과 반응하면서 내는 수화열이 달걀을 삶을 정도인 섭씨80도까지 치솟게 마련인데 콘크리트 미세균열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화열을 낮추는 공정이 필요하기 때문. 또 터널.교량공사도 만만치 않아 상촌터널은 중간터널 (사갱) 을 만들고 대당 가격 18억원짜리로 천공 (穿孔) 반경이 15.3m나 되는 초대형 로켓드릴을 동원해 양쪽 방향으로 9천9백75m를 뚫었다.

권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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