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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미국 로펌 '에이킨 검프' 최고경영진 오른 김석한 변호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미국 정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로펌인 에이킨 검프의 최고경영진 자리에 김석한 (金碩漢.49) 재미변호사가 선임됐다.미국 굴지의 법률회사에서 최고경영자에 오른 것은 동양인으로 처음이다.

金변호사는 지난 1일 3백여명의 파트너 (로펌의 공동소유자) 들의 비밀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 3년 임기의 매니징 파트너로 선임됐다.기업으로 말하면 최고경영자로 인사.급여.사무소개설등 각종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매니징 파트너는 동료 변호사들이 판단력.리더십등을 고려해 자격이 있다고 판단하면 투표에 부쳐 선임한다.에이킨 검프에는 金변호사를 포함해 모두 15명의 매니징 파트너가 있다.

金변호사는 에이킨 검프의 경영자로서 한국의 젊은 법률가를 많이 채용할 계획이다.미국의 대형 로펌은 정치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한국인이 많이 들어올수록 국익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회의원의 60%가 변호사 출신이고 압력단체로는 로펌이 가장 힘이 셉니다.이런 로펌에 우수한 한국인이 많이 들어오면 한국과 관련된 미국의 정책입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에이킨 검프는 미국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큰 로펌이므로 이를 잘 활용해볼만 하다는 것. 현재 에이킨 검프에는 미국 정계 요직을 거친 변호사들이 50여명이나 포진하고 있다.

빌 클린턴대통령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정권인수위원장을 지냈던 버넌 조단, 민주당 총재인 밥 스트라우스도 金변호사와 함께 일하는 동료다.또 金변호사가 거느리고 있는 후배변호사가운데 여러명이 백악관 정무수석.부 (副) 참모장등으로 일하고 있다.

金변호사는 또 "한국기업들은 해외에 진출하면서 법률문제에 대한 준비가 소홀한 경향이 있다" 고 지적하고 "통상.환경.노동.세금.공정거래등 각 분야의 법률을 잘 연구해야 한다" 고 충고했다.

金변호사는 부친의 권유로 휘문중학교 3학년때 미국 유학길에 올라 76년 길포드대학을 졸업한뒤 컬럼비아대 (국제정치학).조지타운대 (법대) 를 거쳐 79년 변호사생활을 시작했다.

통상관련 소송이 전문으로 한국기업의 반덤핑 관련 소송 22건을 맡아 21건에서 승소해 전무후무한 '승률' 을 보유하고 있다.현재 포항제철.한국무역협회의 고문변호사로도 활동중이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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