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병원 정유석 교수의 금연 노하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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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유석(사진)교수는 금연 전도사로 통한다. 2001년에 그가 개설한 국내 최초의 온라인 금연상담 사이트(‘금연친구’ www.xsmoke.net)엔 지금까지 15만 명이 다녀갔다.

‘금연친구’에 접속해 간단한 설문조사에 응하면 ‘온라인 처방전’이 나온다. 상담은 무료로 이뤄진다.

그가 최근 ‘금연친구’ 회원 212명(성인)을 대상으로 금연과 관련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금연 성공자는 본인의 결심(31.5%), 의사 상담(27.9%), 먹는 금연치료보조제 사용(20.4%)을 금연 성공 비결로 꼽았다. 니코틴 보조제(6.1%), 금연초(4.9%), 금연침(3.1%) 덕분에 담배를 끊게 됐다고 응답한 사람도 더러 있었다.

금연 성공자의 금연 시도 횟수는 1~3번이 50.8%로 가장 많았다. 27.1%는 6번 이상 금연 실패를 경험했다.

[최승식 기자]

이처럼 금연은 흡연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의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선진국 흡연자는 70% 이상(미국 72%, 캐나다 71%)이 금연을 위해 의사와 상담한다. 금연은 치료를 받아야 할 질환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적절한 약물 치료는 금연 성공을 위한 동반자다. 시중엔 현재 패치제·껌 등 ‘금연 도우미’가 여럿 출시돼 있다. 먹는 금연치료보조제도 나왔다. 국내 임상에서 ‘챔픽스’(먹는 금연 약)를 12주간 복용했을 때 금연 성공률은 약 60%였다. 이는 가짜약(플라시보) 복용자의 금연 성공률보다 3배 높은 결과다.

정 교수는 “흡연자의 상태에 따라 니코틴 패치, 니코틴 껌, 금연 약을 권한다”며 “‘챔픽스’ 복용자의 30%가량은 초기에 속이 울렁거리거나 구역질이 난다고 호소하지만 대부분은 곧 적응한다”고 말했다.

과거엔 날짜를 정해 한번에 담배 끊는 것을 권했다. “최근엔 특정 시간엔 흡연을 허용하고 주말엔 금연하는 등 일정 간격을 두고 점진적으로 흡연량을 줄여 나가는 금연법이 2배가량 효과적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는 요즘 간접흡연을 막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소규모 식당에서 완전 금연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일이 시급하다. 2007년 2만5000명의 온라인 서명을 받아 천안시장에게 청원했지만 아직 응답이 없다. 국민건강증진법엔 면적 150㎡ 이상의 중·대형 식당은 금연과 비흡연 구역으로 나누도록 규정돼 있다. 공간이 좁아 간접흡연의 피해가 훨씬 큰 소규모 식당에선 흡연이 허용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는 흡연자의 행복권을 위해 비흡연자의 생명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미국 10여 개 주와 아일랜드·이탈리아·우루과이 등에선 식당은 물론 술집이나 바에서 금연이 의무화돼 있다. 일본에선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면 벌금이 부과된다.

박태균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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