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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손들 대대로 쓸 수 있는 물길 만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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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국수자원공사 김건호(64·사진) 사장은 요즘 직원들에게 “잠을 잘 때도 어떻게 하면 경인아라뱃길을 잘 만들지에 대한 꿈만 꾸라”고 주문한다. 김 사장은 “우리 자손들이 대대로 쓸 수 있는 제대로 된 물길을 뚫겠다”고 말했다.

-왜 지금 운하가 필요한가.

“수도권은 도로 위주의 수송체계로 교통정체가 심각하다. 물길을 내면 물류비가 줄고, 연안해운이 활발해져 교통난을 덜 수 있다. 또 배는 육상 교통에 비해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 운송수단이다 .”

-경제성이 있을까.

“뱃길이 18㎞로 짧은 반면 운송시간은 오래 걸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있는 걸로 안다. 하지만 부산·광양에서 인천·김포까지 연안을 따라 컨테이너를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이동거리는 50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타당성 조사에서도 경제성이 있다고 나왔다. 수도권 서부지역의 개발효과와 삶의 질 향상처럼 수치화하기 어려운 것까지 합치면 효과는 더 커진다.”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사람도 있는데.

“경인아라뱃길은 서해의 바닷물을 유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서해는 한강이나 굴포천에 비해 수질이 좋기 때문에 뱃길의 수질은 되레 더 나아진다. 또 한강에서 서해로 흘러들어가는 물이 순수한 민물이 아니라 민물·바닷물이 섞인 물이 되기 때문에 해양 생태계에 주는 영향도 줄일 수 있다.”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까.

“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한 관제 시스템을 이용한다. 개항 전에 3차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거쳐 통항 규칙을 만들고, 선박 충돌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해 긴급 구난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뱃길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개발하는 것이다. 인근 지역 주민의 생활 방식에 맞는 휴식공간 조성도 고민 중이다. 남·북 양쪽 제방에 자전거길을 만드는 것도 그래서다. 물길이 지나는 곳이 수도권의 관문이 되고 지역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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