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 무너지는 자격증 '성벽'…차정비등 여성진출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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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자격증 취득에 남.여간 영역이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 실업난으로 일자리가 귀해지자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왔던 직종의 자격증에 여성의 도전이 늘고, 그 반대되는 현상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정비의 경우 기름때를 뭍히며 복잡한 기계장치를 만져야해 여성들의 진출이 드문 대표적 직종이었다. 이 때문에 1급 자격증 소지자 2만6백69명중 여자는 불과 32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웬만한 자동차정비학원에서 자격증을 따려는 여성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서울 한독자동차정비학원의 강석호원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자 수강생이 한 두명에 지나지 않았었으나 올들어선 7~8명으로 늘어 총수강생의 3%쯤 된다" 며 "앞으로 여성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전망" 이라고 말했다.

인천직업전문학교의 정밀기계과는 CNC (컴퓨터수치제어) 선반 등을 다루는 교육과정. 여기에도 2백여명의 수강생중 여성이 15명이나 된다. 70여명이 수강중인 특수용접반에도 2명의 여성이 있다. 이 분야 2급 자격증 소지자 8천5백여명중 여성이 30명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적잖은 숫자다.

이밖에 기중기운전.토목제도.목재창호 등도 여성들의 진출이 두드러지게 늘고 있는 자격증 분야로 꼽을 수 있다. 반면 세심한 손재주가 필요해 여자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던 기계자수 공예의 경우에는 최근 남성들의 참여가 부쩍 늘고 있다. 서울종로 삼호학원의 기계자수공예 자격증 취득반은 전체 수강생 30명중 남자가 9명이나 된다.

심재우·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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