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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 가시화]어느곳 누가 흔들리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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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계개편 기운은 중앙과 지방에서 모두 일고 있다. 중앙보다 지방에서 더 실감나게 느껴지는 편이다. 시장.군수.구청장 차원의 기초자치단체장들의 '한나라당 탈당→여당 입당현상' 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김선흥 (金善興) 강화군수.신동영 (申東泳) 고양시장.송달용 (宋達鏞) 파주시장.박용국 (朴容國) 여주군수.김일수 (金日秀) 화성군수 등 수도권 기초단체장들이 지난달부터 국민회의에 속속 입당했다. 여권세가 강한 이 지역은 그렇다 치더라도 국민회의의 불모지대나 마찬가지였던 강원.제주에서도 입당자들이 늘고 있다.

강원도에선 이상룡 (李相龍).한석룡 (韓錫龍) 전 지사에 이어 박수근 도의회 부의장 등 도의원 9명과 박환주 전 춘천시장 등이 입당했으며, 제주에선 신구범 (愼久範) 제주지사와 우근민 (禹瑾敏) 전 총무처장관에 이어 최근 강태훈 (康太勳) 남제주군수 등이 입당했다.

자민련에도 경기와 박태준 (朴泰俊) 총재 출신지인 경북지역 단체장의 입당이 줄을 잇는다. 박기환 (朴基煥) 포항시장.정언양 (鄭彦陽) 시흥시장이 28일 한나라당을 떠나 입당식을 할 예정이며 경기도 정무부지사, 의성.예천.문경시장 등의 입당이 임박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의 기초단체장들이 이렇게 허물어지는 것은 지역 '권력기관' 과의 새로운 관계설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여권으로의 변신' 이 무엇보다 요구됐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유지와 밑바닥 민심의 변화와 같이 하는 점이다.

또 '밑바닥 변화' 가 야당소속 지역구의원에 대한 '변신압박' 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여기에 의석 하나가 아쉬운 여당 실력자들의 집요한 막후교섭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마음을 하나씩 하나씩 돌려놓고 있다.

박세직 (朴世直.구미갑.2선) 의원이 30일 문경 - 예천 자민련 연설회에서 입당선언이 예정돼 있으며, 김종호 (金宗鎬.괴산.5선.국회정보위원장) 의원이 다음주 탈당을 예고한 상태. 김종필 (金鍾泌) 총리서리.박태준총재를 비롯한 자민련 수뇌부가 특히 공을 들여왔다.

충남의 '유이 (有二)' 한 한나라당 소속의 이완구 (李完九.청양 - 홍성.초선) 의원도 적지않게 흔들린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서울의 L의원을 비롯, 민정계 출신 10여명의 이름이 거명되고 있다. 자민련은 경기도 L의원, 인천 S의원, 충청권 O의원, 대구.경북의 C.K의원과 대선직전 자민련을 탈당했던 의원중 일부의 입당을 낙관한다.

세 과시를 위해 다소 과장된 측면도 없지 않은데 실제 동요하는 야당의원들이 적잖은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자민련 고위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신호만 보내면 이쪽으로 오겠다는 한나라당 의원이 최소한 8명" 이라고 주장하고 "원외위원장과 전 의원급까지 치면 그 수는 훨씬 많다" 고 했다. 국민회의측은 입당대상 의원들을 구체적으로 거명하길 꺼리고 있다.

서울의 L.S.K 등 3~4명의 중진급 의원들은 지역구 분위기를 이유로 국민회의로 입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언이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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