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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만두! 반도체 공정만큼 엄격한 생산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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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 전북의 한 만두 업체가 반도체 공정 같은 청결 시스템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작업자가 에어 샤워룸에서 옷을 소독하고 있다(上). [김제=양광삼 기자]

'불량 만두'파동으로 함께 고전하던 지역 기반의 만두업체들이 잇따라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첨단 위생설비를 갖춰 신제품 개발에 발 빠르게 나서는가 하면, 시식회를 열어 소비촉진 운동에 불을 댕기고 있다. 일부는 해외로 눈을 돌려 수출시장 개척에 나섰다.

◆ 반도체 공장 같은 시설=전북 김제시 순동공단의 푸드웨어. 만두를 하루 15t씩 생산할 수 있는 이 업체는 최근 반도체공장을 능가하는 클린시스템을 갖췄다. 불량 만두 파동 이후 '식품사업은 소비자 신뢰가 가장 큰 자산'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생산 라인으로 들어가려면 까다로운 6단계를 거쳐야 한다. 하얀 가운.모자.마스크를 쓴 뒤 양손을 알코올로 재소독하는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 옷에 붙은 먼지.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에어 샤워룸도 통과해야 한다. 특히 최종 관문인 에어 샤워룸은 전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는다.

공형진(43)공장장은 "혹시 몰라 금속 탐지기까지 설치했다"며 "만두에서 이물질이 발견될 때 현금 보상(개당 5000원씩)하는 제도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고급 신제품 개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최근 고급 튀김 만두인 '자만두'를 개발했다. 기존 만두와 차별화해 생야채.신선육을 재료로 사용한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중국음식점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해외 수출도 눈길=전국에 200여개의 체인점을 가진 신포우리만두는 지난달부터 '찾아가는 시식회'행사를 열고 있다. 전북도청.김제시청.지방의회 등 관공서를 방문해 즉석에서 만두를 쪄 맛보게 한다.

'만두사랑 캠페인'이라는 할인행사도 있다. 서울 명동.대학로와 전국의 대학가 등에서다.

신포우리만두 창업자인 박기남(63)회장은 "만두사업 34년 동안 이처럼 큰 위기는 처음 겪는다"며 "처음에는 너무 충격을 받아 '사업을 접을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우리만 쳐다보는 전국의 체임점과 직원들을 생각해 '다시 뛰자'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또 만두류를 포함한 토종 음식의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뉴욕에 문을 연 맨해튼 직영점의 경우 하루 600만~700만원씩 매출을 올리면서 성공적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여세를 몰아 LA와 워싱턴.캐나다 등에도 매장을 열 계획이다.

전주=장대석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yks23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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