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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진 검찰총장 盧 서거 당일 사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임채진 검찰총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일에 김경한 법무부 장관에게 곧바로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25일 오후 반려된 것으로 확인됐다.

임 총장은 지난 23일 노 전 대통령이 급작스레 서거했다는 비보를 접한 직후 인간적인 고뇌와 번민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결심, 그날 오전 10시30분께 집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사직서를 김 장관에게 제출했다고 대검찰청은 전했다.

대검은 그러나 김 장관이 "사태 수습과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사직서를 이날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던 임 총장은 고인의 서거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고, 검찰 전체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막고자 사퇴를 결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표 제출 소식을 들은 참모들은 '곧바로 물러나면 수사가 안 된다'며 만류했고, 이런 여론을 수렴한 임 총장은 노 전 대통령 영결식 이후 이번 수사를 마무리하고 거취를 결정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총장이 사퇴하면 이인규 중수부장은 물론 '박 게이트' 수사팀까지 대폭 교체되면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등 나머지 연루자에 대한 수사가 흐지부지되고, 이렇게 되면 결국 이번 수사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실상의 '표적수사'로 비칠 밖에 없다는 것이 검찰 내부의 우려였다.

임 총장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수사과정에 대한 책임이나 도의적 책임 차원에서 사직서를 낸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중수부는 노 전 대통령 영결식 직후 천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현역 의원ㆍ지자체장 등에 대한 수사에 최대한 속도를 내 6월 초까지는 '박연차 게이트' 수사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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