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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인박사·도선국사 탄생 … 2200년 전통 간직한 ‘한옥의 고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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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한옥건축박람회가 열리는 전남 영암군 군서면 구림마을은 호남 명촌(名村) 중 하나다.

영암군 구림마을에는 오래된 누각과 민가가 많은데 요즘도 주민들이 계속 한옥을 신축하고 있다. 구림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한옥을 둘러보고 있다. [영암군 제공]

월출산 서쪽 자락에 자리하고 있으며, 삼한시대부터 2200년의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우리나라 자연 마을 가운데 그 풍광과 규모는 물론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서도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왕인박사와 도선국사의 탄생지이자 450여 년을 이어져 오는 대동계 등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한옥보존시범마을로 지정된 236만4000㎡에 517가구가 살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한옥은 180곳이다. 최근 한옥 20채를 완공했고, 11채가 신축 중이다. 전남에서 한옥이 가장 밀집해 있는 동네다. 그래서 전남도가 한옥건축박람회 개최 장소로 선정했다.

한옥 92가구가 민박으로 지정받았다. ‘왕인촌 주민자치회’가 구성돼 관광객에게 종이 공예, DIY, 전통 혼례, 떡메 치기, 짚풀 공예, 물고기 잡기, 물놀이, 고구마 구워 먹기,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매년 봄 왕인벚꽃축제, 가을 왕인국화축제 때 관광객이 특히 많이 찾는다. 민박 문의 왕인촌 주민자치회 (061)472-0939, 010-4472-0939.

최남호 왕인촌 주민자치회장은 “마을 안에는 회사정·국암사·담숙제 등 12개 누정과 최씨·조씨·현씨 종택 등 전통 가옥, 문화재청 지정 돌담, 고목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왕인박사 유적지와 도기박물관·전통종이공예전시관·수석전시관 등 볼거리가 많다. 왕인박사가 일본으로 떠났던 항구인 상대포 확장, 영산강 뱃길 복원, 주거변천사 야외전시장과 한국음식문화체험관·미술관 건립, 일본 아스카문화관 건축사업 등이 진행 중이거나 추진되고 있다.

한편 영암군은 많은 시설을 한옥으로 짓거나 건립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구림마을 부근 9500㎡에 지난해 12월 주거변천사 야외전시장 개발을 시작해 기반공사를 마치고 곧 건축에 들어간다. 고려 말과 조선시대 초·중·말기의 시대적 특성이 드러나는 기와집·초가 형태의 민가 등 16채를 2011년까지 짓는다. 영암군 문화예술과 마추전씨는 “기와집·초가를 단순히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손님이 체험할 수 있도록 건축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음식문화체험관 공사는 7월에 시작돼 11월 한옥건축박람회 개막 이전에 문을 열 계획이다.

전통 한옥 구조로 사업비는 10억원이 들며, 국토해양부의 한옥도시건축 공모에서 최우수 사업으로 뽑혀 국비 1억 5000만원을 지원받는다. 지상 1층, 연건축면적 330㎡(약 100평) 규모로 설계 중이다.

또 영암읍 버스터미널 로터리 주변에 한옥 양식의 친환경농특산물 전시판매장을 7월 착공해 11월 완공한다. 지상 2층, 연건축면적 660㎡ 규모다.

영암군은 앞으로 조성할 바둑 테마파크와 가야금 테마공원에도 전통 건축양식을 적용한다. 또 삼호읍 산호지구와 학산면 미교지구에 각각 20가구 안팎의 한옥형 전원마을을 만들어 목포 등지의 도시민을 유치하기로 했다.

전남도와 영암군의 한옥 특수시책에 맞춰 전남교육청은 영암고 기숙사를 한옥형으로 짓기 위해 설계 중이다. 2011년 삼호읍에 개교하는 공립 삼호고 기숙사에도 한옥 양식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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