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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 속에 대학의 학점 얌체족들 많아

중앙일보

입력

2009년 3월 청년실업자수 37만5000여명,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08 대학 졸업생 취업률 68.3%.

바늘구멍보다도 작다는 취업문을 통과하려는 요즘 대학생들은 ‘학점 벌레’다. 그러나 과연 모두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일까? 꼭 그렇진 않다. 남의 밥에 숟가락만 얹는 ‘학점 얌체족’도 적지 않다.

조별 과제에서 특히 심하다. 대학에서는 과목당 평균 1~3회의 조별 과제가 주어진다. 명지대 홍은희 교수(디지털미디어학과)는 “과제의 성격상 개인적으로 수행해야 할 것과 공동으로 해야 할 게 있다. 요즘 대학생들은 개인적인 과제 수행은 뛰어나지만 아이디어와 자료를 모으고 조율을 통해 최선의 의견을 도출해내는 협동심은 부족하다. 그런 훈련을 쌓기 위한 방법으로 조별과제를 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협동심이 필수인 조별 과제가 '학점 얌체족'들에겐 오히려 손쉽게 학점을 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일반적으로 학기당 7~9개의 강의를 듣는다면 개인이 해야 할 조별 과제는 최소 7회 이상이다. 팀 당 학생은 평균 4~7명으로 구성된다.

조별과제에서 학점 얌체족의 유형을 살펴본다.

◇연락두절 형
조원들이 아무리 연락을 해도 연결조차 되지 않는다. 첫 모임부터 연락이 되지 않거나 모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타나지 않는다. 수업시간에 만나면 이런저런 이유를 둘러대고 “다음에 꼭 나갈게”라고 하지만 역시 보이지 않는다. 조별 과제를 하기 위해서는 수업 이외 시간에 모여야 하는데 다른 조원들만 속이 탄다.

◇과묵 형
참여는 하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유형. 열심히 모임에는 온다. 하지만 자기주장도 없고 의견개진도 없다. 이들은 다른 조원들의 의견에 고개만 끄덕일 뿐, 자기가 일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전혀 없다.

◇수수방관 형
'내 할 일은 했으니 나머진 알아서 하시오'형. 이들은 자기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조원이 봤을 때에는 전혀 아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그저 그런 자료 몇 개 던져 놓고, 그 이후엔 철저하게 손을 뗀다. 완성된 과제를 제출하거나 수업시간에 발표를 한 다음 이들의 공통된 반응은 “뭐야....기껏 (자료를) 구해줬더니 이정도 밖에 못했어?”다.

◇빈 수레 형
열심히 의견을 내지만 결과는 빈약한 형. 얼핏 보면 매우 적극적이어서 분위기를 주도하지만 그의 말에 귀 기울여 보면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의견은 손에 꼽기도 힘들다. 더 큰 문제는 가끔 이런 이들 때문에 좋은 의견이 오히려 빛을 잃기도 한다는 것.

이 외에도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참견하는 ‘배 놔라 감 놔라’형, 열심히 하는 것 같지만 오래 가지 못하는 ‘반짝 활화산형' 등이 있다.

‘학점 얌체족’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별로 책임연구원을 둬서 개인별 기여도에 따라 점수를 차등 지급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엔 책임연구원이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자기와 친한 사람의 기여도를 높게 보고하는 등 부작용이 나올 경우 더 큰 혼란이 올 수도 있다.

명지대 김남현 대학생기자
[*이 기사는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와 조인스닷컴간의 제휴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특정 내용이 조인스닷컴의 시각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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