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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deco] 주말 아이디어 식탁에 아이들이 하하 호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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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출근하기 바빠서 혹은 집안일로 자녀들과 대화할 시간을 못 냈다면 이번 주말엔 식탁을 활용해 보자.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호텔처럼

테이블세팅하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다. 매일 먹는 밥과 국도 특별한 그릇에 담으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휴일, 이야기와 유머가 있는 식탁 꾸미는 법.

하버드대학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은 밥상머리에서 가장 많은 어휘를 배운다고 한다. ‘가족이 함께하는 식사는 청소년 비행을 줄인다’는 보고도 있다. ‘집 밥’은 조미료를 안 친 음식으로 건강한 몸을 만들고, 가족의 행복까지 지킨다는 의미다.

요즘은 부모도 아이도 저마다 바빠서 가족끼리 도란도란 밥 먹을 일이 드물다. 한솥밥을 먹더라도 시차 적응이 어려운 현대인들에게 휴일이야말로 서로 얼굴 맞대고 밥숟가락을 뜰 수 있는 금쪽같은 기회다. 이런 중요한 순간을 제대로 준비하려면 물론 음식 메뉴가 가장 신경 쓰이겠지만 식탁 분위기도 색다르게 챙겨보자. 호텔 레스토랑의 근사한 식탁은 아니더라도 제발 냉장고 반찬 통을 그대로 식탁 위에 올리지 않기를. 온 가족이 함께하는 휴일, 분위기를 즐겁게 바꿔주는 식탁 꾸미기 방법을 소개한다.

큰 접시, 그림 있는 접시로 세련되게

주요리가 아니라도 커다란 디너 접시에 담아본다. 지름 27㎝ 이상의 큰 접시는 별것 아닌 요리를 그럴듯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보통 음식이 조촐하면 작은 그릇에 담게 된다. 하지만 레스토랑에서 손바닥보다 작은 안심스테이크를 큰 접시에 담아 내는 것을 떠올려 보자. 이처럼 토스트 한 장, 케이크 한 쪽일지라도 큰 접시에 올려 내면 그럴싸해 보인다. 요리를 담고 남은 접시의 빈 공간은 샐러드드레싱과 슈거 파우더로 장식한다.

주의할 것은 접시가 크다고 많이 담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가득한 것보다는 오히려 4분의 1 정도만 올리고 비우는 것이 세련된 느낌이 난다.

샐러드드레싱은 미리 볼에 담아 섞은 후, 음식마다 숟가락으로 뿌려준다. 중간에 선이 끊기거나 한곳에 뭉쳐도 괜찮으니 멋진 선을 그리려고 긴장하지는 말자. 자연스러운 느낌이 중요하다. 케이크에 슈거 파우더를 장식할 때는 차 망 또는 고운 채에 담아 솔솔 뿌리는 게 요령이다. 슈거 파우더가 없으면 빈 공간을 그냥 두어도 전혀 허전해 보이지 않는다. 큰 접시는 과일, 케이크, 포크나 스푼, 에스프레소 컵 등을 함께 올려 쟁반처럼 사용해 디저트 세트를 내기에도 좋다.

소스를 뿌릴 때 공들일 필요 없이 멋진 식탁을 차려낼 또 다른 묘안은 그림 있는 접시다. 요즘은 무늬 차원을 넘어 한 폭의 회화가 프린트된 접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접시들은 그림액자 대신 벽에 걸어도 좋고, 원래의 용도대로 식탁 위에 올리면 그 자체로 장식이자 볼거리가 된다. 굳이 식구 수에 맞춰 똑같은 접시를 세트로 내놓지 않아도 된다. 단, 색상 톤이나 스타일은 맞춰야 식탁이 어수선하지 않다.

쌈채소 컵에 꽂아 식탁 중앙에 올려

외국 잡지·레스토랑에서는 으레 테이블 중앙에 꽃을 둔다. 하지만 상 가운데 찌개, 생선 등의 반찬을 놓는 한식 식문화에서는 센터 피스가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 또 가족끼리의 식사 때마다 꽃을 준비하는 것도 수고롭다. 이럴 때는 우리의 상차림에 자주 오르는 쌈 채소들을 응용한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소쿠리 대신 컵에 종류별로 꽂아 내는 것만으로 식탁은 신선한 풀밭 분위기를 풍길 것이다.

한식을 세련되게 담으려면 선을 정돈하는 방법이 쉽다. 갈비찜처럼 부재료가 많은 음식은 큰 그릇 안에 재료별로 모아 배치하면 소담하고 정갈해 보인다. 총각김치도 무와 무청 부분을 나눠 담아 보자. 이때 무는 한입 크기로 동그랗게 썰어 내면 단정하다.

런치 박스·식판으로 색다른 재미도

늘 먹던 메뉴도 테이크아웃 식당처럼 런치 박스나 식판을 이용해 차려보면 색다르게 느껴진다. 어린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휴일의 즐거운 이벤트가 될 수 있다. 학교나 기내처럼 식판에 반찬을 담아 주거나 런치 박스에 주먹밥이나 볶음밥 등을 담아 보자. 정원이나 베란다에 간이식탁을 놓고 야외 분위기를 내도 좋다. 실제로 집 앞 공원에라도 직접 나가 먹으면 휴일의 소풍 기분은 배가 된다. 종이 도시락이나 테이크아웃 용기는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글=이나래 레몬트리 기자<2wing@joongang.co.kr>
사진=우창원 WNP Studio
스타일링=이정화 씨에스타

Style 1 꽃 대신 채소 센터 피스‘센터 피스는 꽃을 놓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면 상차림이 훨씬 만만해진다. 상 가운데 음식을 두는 한식 상차림에 볼륨감 있는 꽃 센터 피스는 오히려 불편하다. 소박하게 한두 송이 꽃을 두거나, 쌈 야채를 꽃처럼 컵에 담아보자. 식탁 분위기에 맞춰 집에 있는 소품 등을 올려도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Style 2 테이크아웃 용기를 이용한다 백화점 지하나 캐주얼 레스토랑처럼 테이크아웃 용기에 담는다. 볶음밥이나 주먹밥, 간단한 샐러드, 과일 등을 담거나 식어도 맛있는 꼬치 메뉴 등이 좋다. 이 도시락을 직접 야외로 들고 나가면 휴일 분위기는 더 살아난다.

Style 3 조촐한 음식일수록 큰 접시에 담는다 “디저트로 내는 케이크 한 조각을 가장 그럴싸하게 보이려면 큰 접시에 담아라.” 푸드 스타일리스트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아침으로 토스트 한 장을 낼 때도 큰 접시에 토스트, 잼, 샐러드 등을 함께 담아 내면 고작 빵만 한 크기의 접시에 놓고 먹는 것보다 훨씬 근사해 보인다.

Style 4 식판에 담아 먹는 재미 매일 먹던 국, 밥, 밑반찬이라도 식판에 담아 먹으면 색다른 맛이 난다. 반찬을 조리대 위에 꺼내놓고 뷔페식으로 각자 덜어 먹게 하면 아이의 식습관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식판은 업소주방용품 판매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5000~6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Style 5 그림 있는 접시는 그 자체로 장식 요즘 외국의 트렌디한 레스토랑과 부티크 호텔에서는 작가들에게 각기 다른 그림을 맡겨 접시를 제작하는 것이 유행이다. 이름 카드를 만들고, 일일이 냅킨을 접지 않더라도 그림 있는 접시만 이용해 식탁을 화려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림 있는 접시는 개인용 앞접시 용도로 사용하는 게 좋다. 식사 전, 접시에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상태에서 그림을 감상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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