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사단 부진 전문가 진단]내부갈등이 난국원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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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국월드컵축구대표팀의 총체적 난국은 예견된 결과라고 말하고 싶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의 승리로 묻혀있었던 각종 잡음이 표면화된 결과다.

국가대표팀이란 최고선수들의 집합체다.

전문가들과 언론.팬들로부터 인정받은 선수들이 선발돼야 잡음이 없는 법이다.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문제의 핵심을 피해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현 대표팀은 차범근 감독 위에 총감독 (?) 이 있다는 시각이 여러가지 다른 문제를 야기시켜 왔다.

이는 사실이든 아니든 선수기용.인터뷰.방송출연.선수가족간의 문제 등이 불거져 나왔고 축구협회 기술위원들과의 불화를 야기시킨 원인제공이 됐다.

대표팀 감독 권한에 대한 책임한계가 명확지 않은 것도 문제다.

대표팀이 부진하면 1차적 책임은 감독이지만 최종 책임은 협회가 지는 것이다.

현재 기술위원회를 보면 역시 올바르게 처신하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총체적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데 실패하고 혼란만 야기할 수 있다.

전술적인 면을 지적한다면 현 대표팀은 수비력이 강한 선수 위주로 기용하는 수비지향적이다.

우리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는 월드컵 본선을 대비하면 일견 바람직할 수도 있으나 상대적으로 단조로운 공격 패턴과 세트플레이에 무너지는 문제를 발생시켰다.

그러나 전술이나 선수선발 등의 부분적인 문제보다 앞서 언급한 문제를 개선치 않는다면 아시안컵때와 마찬가지 실망과 좌절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지금은 모두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

협회와 차감독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면서 하나가 돼야 한다. 차감독은 마음을 열고 외부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하고 협회는 차감독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신문선 〈MBC 축구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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