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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환승 외국인 2명 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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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비행기 환승을 위해 인천공항에 머문 외국인 두 명이 신종 플루 감염자로 확인됐다. 캐나다·미국을 여행한 뒤 각각 중국과 베트남으로 가기 위해 인천공항에 들른 중국인과 베트남인이다.

중국 위생부는 19일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 사는 59세 남성이 신종 플루 감염자로 확진됐다고 발표했다. 쓰촨(四川)·산둥(山東)성, 베이징(北京)시에 이어 네 번째 환자다.

홍콩 식품위생국 관계자는 이 남성이 부인과 함께 캐나다·미국을 배낭 여행한 후 12일 한국에 도착했고, 다음 날 환승해 홍콩으로 왔다고 밝혔다. 위생국은 그러나 한국에 도착한 시각과 체류시간은 밝히지 않았다. 이 남자는 홍콩에서 36시간 머문 후 15일 오후 4시35분 열차 편으로 광저우로 돌아갔다.

홍콩 위생당국은 이 환자가 투숙한 호텔 종업원과 투숙객, 그와 함께 탄 비행기 승객 등 100여 명을 추적하고 있다. 광둥성 위생당국도 이 환자와 같은 열차에 탄 밀접 접촉자 93명을 추적 중이다.

이에 앞서 추정 환자로 분류돼 한국에서 격리 중이던 20대 베트남 여성도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 여성은 17일 오후 6시30분 아시아나항공 271편으로 미국 시애틀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환승 후 베트남 호찌민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인천공항 검역대에서 39도의 고열이 감지돼 추정환자로 분류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여성을 인천공항 내 시설에 격리했다가 18일 오후 수도권의 한 병동으로 옮겼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발견된 신종 플루 환자는 4명으로 늘었다.

전 세계 신종 플루 환자는 1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일 오전(현지시간) 현재 40개국 9830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됐다고 공식 집계했다. 전날보다 1000명 이상 늘어난 숫자다. 진정되는 듯하던 멕시코의 환자 숫자도 549명이나 급증했다. 미국에서도 409명이 늘어 미국 전체 감염자 숫자가 5000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 사망자 숫자는 총 79명으로 집계됐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18일 연례총회에서 “우리는 필요할 때마다 시민에게 경고해야 하지만, (동시에) 가능한 한 시민을 안심시켜야 한다”며 당장 전염병 경보를 6단계 ‘대유행(pendemic)’으로 올릴 계획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영국·일본·중국 등의 대표도 섣부른 ‘대유행’ 선언이 혼란과 경제 파탄을 초래할 수 있다며 WHO가 경보 격상에 신중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HO는 또 신종 플루 백신 제조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수개월 늦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신 제조회사들이 아무리 일러도 7월 중순 이전에는 신종 플루 백신 생산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서울=김한별·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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