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트북PC 외국서 다 만든다

삼성전자가 노트북 생산 시설을 중국으로 모두 이전했다.

데스크 톱 PC생산을 국내 중소기업에 하청을 주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로써 컴퓨터의 국내 생산을 사실상 중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일 "인건비와 중국의 높은 관세 장벽 등을 감안해 지난 1분기에 경기도 수원의 노트북 생산 시설을 모두 중국 쑤저우(蘇州) 공장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03년 저가 노트북을 시작으로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중국 공장으로 옮겼고, 국내에서는 고가 노트북만 생산해왔다.

중국으로 설비 이전 작업이 진행되면서 수원공장의 연간 노트북 생산량은 ▶2002년 48만3000대 ▶2003년 45만1000대 ▶2004년 12만8000대로 매년 줄었다. 삼성전자는 수원의 노트북 생산 라인 부지를 마케팅 단지 등으로 활용하고, 노트북에 대한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상품 기획 업무만 국내서 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처럼 세계의 컴퓨터 업체들은 중국으로 속속 생산시설을 옮기고 있다. 노트북 PC의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고 값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1440달러이던 세계 컴퓨터 대당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해 1099달러로 떨어졌다.

또 지난해 12월 삼보컴퓨터가 90만원대 저가 노트북으로 인기를 모은 데 이어 델컴퓨터 한국 지사는 지난달 70만원대 노트북을 출시해 노트북의 가격인하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와 삼보컴퓨터 등도 저가 제품은 이미 중국서 생산하고 있고 IBM은 PC 부문을 아예 중국의 레노버사에 팔아 넘겼다.

레노버사는 지난 1일 IBM PC 부문과 통합작업을 끝내고 연산량 1400만대의 세계 3위 컴퓨터 제조업체로 거듭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요 컴퓨터 업체들이 중국으로 생산 시설을 옮겨 중국에서 세계 컴퓨터 생산량의 90% 가량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희성.장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