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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TV 보며 끓어올라 … 방송 견제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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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4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방송개혁시민연대 주최로 『좌파정권 10년 방송 장악 충격보고서』 출판보고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현직 방송인들이 14일 방송 개혁과 공정성 회복을 위한 단체를 결성했다. ‘방송개혁시민연대(방개혁)’는 이날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발기인으로 MBC의 부장급 이상 간부로 구성된 ‘MBC공정방송노동조합(선임자노조)’과 함께 우국제 전 SBS프로덕션 이사, 김태주 전 울산MBC 경영국장, 이석희 전 KBS 보도국장 등 23명이 참여했다.

김강원 방개혁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날 방송은 거대한 여론 지배력을 갖고 있으나 편파, 왜곡, 허위, 과장, 법치 부정, 특권 노조, 각종 비리로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현재는 특정 방송사의 노조가 쏟아내는 왜곡을 마땅히 견제할 세력이 없다”며 “진실을 알고픈 국민의 당연한 권리를 위해, 방송의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전·현직 방송인과 시민단체가 뜻을 모았다”고 발족 배경을 밝혔다.

발기인으로 나선 전·현직 방송인들은 방송을 향해 쓴소리를 이어갔다. 정창기 한국방송인회 감사(전 KBS기획보도실장)는 “지난 10년간의 방송을 지켜보며 끓어오르는 울분을 삭이면서 개탄해 왔다”며 “편향된 이데올로기로 국민을 혼란시키고 정권에 봉사한 방송을 개혁하는 데 전직 방송인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할 터”라고 말했다. 정수채 MBC공정방송노조 위원장도 격려사를 통해 “방송 개혁의 종착지는 MBC”라며 “다른 시민단체들과 함께 방송 개혁을 이뤄 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방개혁은 MBC·KBS 전·현직 방송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한 『좌파정권 10년, 방송장악 충격보고서』를 공개했다. 170여 쪽 보고서엔 ▶김대중·노무현 정권 당시 방송의 편파성과 왜곡 ▶친여·노조 출신 인사들의 방송 장악 ▶방송인의 뇌물·성추행 사례 등이 담겼다. 방개혁은 ▶방송사·노조의 비리 폭로 ▶방송의 왜곡 실태를 고발하는 ‘방송백서’ 발간 ▶바른방송을 위한 범시민운동 ▶특정 이데올로기와 권력지향적인 노조를 대신할 새 방송노조의 설립 지원 등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방개혁에 참여한 MBC공정방송노조를 비판했다. 미디어법 개정에 반대해 파업을 주도했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선임자노조(공정방송노조)는 공영방송 MBC의 명예에 근거 없이 먹칠을 해댔고, 그것도 모자라 극우 보수 세력의 주장들을 대변할 것이 분명한 단체에 격려사까지 해줬다”고 밝혔다.

또 “우리의 자랑스러운 일터를 더 이상 짓밟지 못하도록 단호히 응징해 나갈 것이다. 더 이상 선배라는 이름으로 용납될 어떤 것도 없다”며 선임자노조의 조합원에게 탈퇴를 요구했다.

앞서 13일 MBC공정방송노조는 “엄기영 사장 취임 이후 ‘PD수첩’과 방송법 개정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두 번의 총파업과 제작거부 사태까지 벌어졌다”며 엄 사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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