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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빠~져~볼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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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근 바리스타 과정 강사(백석문화대 교수(右)가 수강생들에게 카푸치노 제조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조영회 기자

12일 오후 6시 강의실로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중년의 여성부터 패셔너블 한 20대 남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다. 이곳은 백석대학교·백석문화대학교 평생교육원(천안 동남구 안서동)의 커피바리스타 과정 실습실. 21명의 수강생들은 나이는 다르지만 커피를 사랑하고 바리스타가 되고 싶은 열정은 한가지처럼 보였다.

올해 3월 백석대·백석문화대 평생교육원에 개설된 30여 개의 강좌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단연 커피바리스타 과정. 매주 실습위주로 진행되는 수업은 파트 별로 나눠 커피로스팅(원두를 볶아내는 과정)부터 커피 블렌딩(볶은 원두에 서로 다른 원두를 섞어 최상의 맛과 향을 얻는 과정), 창업 실전특강까지 전문강좌가 이뤄진다. 이날은 송호열(30·커피바리스타) 강사의 에스프레소 마무리 수업이 진행됐다.

◆커피에 푹 빠진 수강생들=다른 수강생보다 30여 분 가량 일찍 도착한 커피바리스타 과정 수강생 손기옥(43·여)씨. 인터넷 접수를 마친 바리스타 2급 수험표를 책상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수업을 기다리는 그는 ‘모범생’이다. 수업 전 자투리 시간도 그냥 보내는 법이 없다. 수업을 하면서 궁금했던 내용들을 강사에게 물어본다. 1대1 개인과외를 받는 셈이다. 푸드 스타일링에 관심이 있던 손씨는 몇 년 전 지인을 통해 바리스타란 직업을 처음 접했다. “언젠가 꼭 해 봐야겠다”고 다짐했던 그는 올해 초 집 근처에 있는 백석대 평생교육원에도 커피바리스타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신청했다.

전업주부였던 손씨는 “요즘은 며칠 앞(23일)으로 다가온 바리스타 2급 시험 때문에 걱정이 된다”며 “집안 일과 시험준비를 병행하느라 바쁘지만 그 속에서 활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마흔’이란 숫자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엔 늦은 나이로 보일 수도 있지만 두 배의 열정과 노력으로 학창시절 못다한 꿈을 다시 키우고 있다.

회사원 김태홍(30·여)씨는 퇴근 후 커피바리스타 과정을 듣고 있다. 일본 수출업체에 다니는 그는 일본어 회화 수강도 생각했지만 노후를 위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기로 결심했다. 당장 창업을 할 수는 없지만 퇴직 후 작은 커피전문점을 열 계획도 세웠다. 평생교육 수강신청에 대해 김씨는 “어렴풋이 품었던 요리에 대한 꿈과 창업에 대한 꿈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실용성과 전문성위주의 평생교육원 교육과정은 수강생들의 사회진출을 돕고 있다.

백석대·백석문화대 평생교육원 커피바리스타 과정을 이수하면 한국커피교육협의회가 주관하는 커피바리스타 2급 자격증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진다.

◆탄탄한 강사진 포진=백석대 평생교육원의 기반인 백석대·백석문화대는 외식산업학과가 중심이다. 이 때문에 커피바리스타 과정은 다른 대학보다 강사진 구성도 좋고 시설도 깨끗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커피바리스타 과정의 김재근(51·바리스타) 주임강사 역시 한국 바리스타챔피온(KBC) 심사위원이자 백석문화대학 바리스타학과 겸임교수다. 김 교수는 “평생교육원의 수업이다 보니 주부들이 주로 수강한다. 이 때문에 부업이나 창업을 목표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과정 중 창업실전특강 시간은 수강생들의 궁극적인 목표인 커피전문점 창업계획부터 점포 개업까지 필요한 요소들을 배운다. 인테리어부터 법률·영업·운영 등 실질적인 학습이 이뤄진다. 김 교수는 “신선한 원두로 직접 내린 커피 즉 바리스타가 서비스하는 커피만을 고집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대형 제과점들도 재계약 시 커피판매를 의무화하고 있어 바리스타의 활동영역은 더 넓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조민재 인턴기자 m96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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