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회장 대우자동차 대표로…26개그룹 구조조정안 제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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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6개 재벌그룹들은 14일 일제히 비서실의 단계적 정리와 오너 회장의 주력계열사 대표 등재 등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계획서를 비상경제대책위원회에 제출했다.

30대그룹중 화의 또는 법정관리를 신청중인 기아.한라.진로.뉴코아 등 4개 그룹은 제출대상에서 제외됐다.

현대는 종합기획실의 단계적 해체, 삼성은 미국계 펀드인 골드먼 삭스를 통한 외자조달 계획, 대우는 김우중 (金宇中) 회장의 자동차계열사 대표이사 등재계획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대부분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제와 결합재무제표를 도입하고 비주력계열사를 통폐합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비대위는 16일 이같은 내용을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당선자에게 보고한 뒤 평가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김용환 (金龍煥) 비대위대표는 "주력기업 선정계획 같은 포괄적 내용보다 어떻게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상호지분을 해소할지 등을 중점 평가할 것" 이라고 말했다.

다른 비대위 관계자는 "과감한 자산매각.계열사 정리 등을 통한 적극적 구조조정 의지를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해서는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나서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룹별 계획서 내용을 보면 현대는 자동차.중공업 등 4~5개 핵심업종 중심으로 육성키로 했으며 삼성은 지주회사 설립이 허용될 때까지 그룹비서실 기능을 이건희 (李健熙)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을 주력계열사로 이관할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이사회 중심의 경영이 정착될 때까지 회장실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SK는 경영기획실을 99년 폐지하고 최종현 (崔鍾賢) 회장이 갖고 있는 비주력계열사 주식지분 매각대금 1천억원을 주력기업에 출자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한편 전경련은 "비대위측이 당초 약속한 대로 구조조정계획서의 비밀을 보장해줘야 할 것" 이라고 전제한 뒤 "그룹별 구조조정은 법과 제도에 따라 이뤄져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고윤희·전영기·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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