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불수된 북핵 협상 중국이 북·미 설득해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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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김대중 전 대통령(左)이 6일 중국 베이징대에서 강연을 마친 후 츠후이성 부총장으로부터 기념품을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중(85) 전 대통령은 6일 “북핵 문제가 중대한 난관에 처해 있고 6자회담이 반신불수 상태”라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정부가 미국과 북한을 적극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다. 중국 외교부 산하 인민외교학회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그는 이날 오전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강당에서 행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북핵 해결과 동북아의 미래-중국에 기대한다’는 제목의 강연에는 츠후이성(遲惠生) 베이징대 상무 부총장,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차이진뱌오(蔡金彪) 인민외교학회 부회장을 비롯해 2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금 남북대화가 끊기고 군사적 긴장 조짐마저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1994년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경수로를 제공받고 북·미 국교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는데 부시 정권이 들어서면서 초기 6년간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의 우라늄 농축 의혹이 불거져 미국이 경수로 건설 지원을 중단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베이징대 학생이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햇볕정책을 추진해 북한이 핵을 개발했다는 비난 여론이 있다”고 질문하자 김 전 대통령은 “퍼주기란 말도 있지만 북한이 돈이 있다고 핵을 개발하고 돈이 없다고 못 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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