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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3500명 … 어린이날 전 구장 만원 “5월은 푸르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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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화창한 5월, 어린이날을 맞아 프로야구 4개 구장이 모두 만원 관중(총 8만3500명)을 이루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일부 구장에선 위협구와 관중의 야유가 나오고, 판정 시비로 선수단이 그라운드에서 철수하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돼 어린이와 가족 팬을 실망시켰다.

어린이날인 5일 야구장 표정들.사직구장에서는 관중이 신문지 응원을 하며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돈 사직구장=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SK의 경기는 지난달 23일 롯데 주장 조성환의 얼굴 부상 후 양팀의 첫 대결이자 롯데의 홈경기라는 점에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두 구단은 경기에 앞서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김일엽, SK 김성근 감독과 박재홍이 그라운드에서 화해식을 갖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로이스터 감독은 “김 감독과 전화 통화도 했고 병문안을 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굳이 따로 행사를 할 필요가 없다”며 거부했다.

관중의 야유는 이날 SK 지명타자로 출전한 박재홍에게 집중됐다. 박재홍은 23일 경기에서 김일엽의 몸쪽공에 흥분해 마운드로 달려나오며 벤치 클리어링의 빌미를 제공했다.

어린이날인 5일 야구장 표정들. 잠실경기장에서는 두산 선수들이 어린이들과 단체 줄넘기를 했고(위 사진) 목동구장에선 어린이 홈런왕 선발대회가 열렸다. [이호형·김민규 기자]

박재홍이 이날 2회 초 1사 뒤 첫 타석에 서자 야유 소리는 사직구장을 뒤흔들었다. 5회 초 롯데 선발 조정훈은 타석의 박재홍에게 몸쪽공을 연달아 던져 주심에게 경고를 받았다. 순간 로이스터 감독이 빠르게 주심에게 달려와 “몸쪽공을 던지려 했던 것”이라며 조정훈을 감쌌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 뒤 “고의적인 위협구로 보느냐”는 질문에 “노 코멘트”라고 답했다.

다행히 야유 외에 큰 불상사는 없었다. 롯데가 0-4로 지자 그라운드로 물병 몇 개가 날아들었다. 이날 8과3분의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SK 김광현은 “여기 무섭네요”라고 말했다.

경기 뒤에는 의경들이 두 줄로 서서 SK 선수들을 경비했다. 구단 버스가 출발하는 순간 다시 오물이 날아들었다. SK 구단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박재홍을 김 감독 승용차에 태워 따로 숙소로 보냈다. 이광길 SK 코치는 “내일 경기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판정 시비로 선수단이 그라운드에서 철수하기도=삼성-한화의 대전 경기. 7회 삼성 1루 주자 조동찬이 2루 도루 때 타석의 현재윤이 스윙을 한 뒤 기우뚱하다 한화 포수 신경현의 손을 건드렸다. 심판이 ‘송구 방해’로 판정하자 선동열 삼성 감독은 “공이 배트에 먼저 맞아 파울”이라고 항의하며 선수들을 그라운드에서 철수시켰다.

어린이날인 5일 야구장 표정들.

그러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선 감독은 20분이 지나서야 선수들을 다시 내보냈다. 목동에서도 조범현 KIA 감독이 9회 히어로즈 정수성의 우전안타 때 2루 주자 김일경이 홈에서 세이프됐다는 판정에 불복, 선수들을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였다.

한편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은 이날 한화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역대 최소경기(254)이자 최연소(26세9개월20일) 통산 150세이브 기록을 달성했다.

대전=한용섭 기자, 부산=최민규 기자 , 사진=이호형·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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