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명예총재 총리인준 잘 될까…자민련, '표대결' 각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자민련은 한나라당의 JP에 대한 으름장을 내분 호도책 (糊塗策) 으로 규정한다.

선거패배 인책론을 우려한 지도부가 당 분위기를 그렇게 끌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3월 전당대회를 의식한 계파간 '선명성 경쟁' 이 이를 부추기는 요인이라 보고 있다.

국민회의 - 자민련 공동정권에 균열과 갈등을 유도해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겠다는 책략도 작용한다고 믿는다.

따라서 '김종필총리' 에 대한 국회임명 과정에서의 상당한 파란을 각오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에 JP 본인과 박태준 (朴泰俊) 총재는 공식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

그저 대변인 등을 통해 “JP에 대한 과거 및 경력검증은 이미 끝났다.”

“DJP 단일후보로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승리한 만큼 김종필 명예총재의 국무총리 임명동의는 국민들이 이미 해준 것” 이라는 식으로 입장을 펴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수뇌부의 고민은 적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인사청문회까지 열리게 되면 JP에 대한 수십가지 '해묵은 의혹들' 이 백화점 진열상품처럼 나열될 테고, 5공 (共) 청문회처럼 일방적인 흠집내기식으로 진행될 게 뻔한데 이를 어떻게 이겨내겠느냐는 것이다.

차라리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대중적 인기와 金명예총재의 정치력으로 거야 (巨野) 를 압박, 국회 임명동의를 돌파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표놀음' 인 임명동의는 일각만 무너뜨리면 가능하다는 셈도 하고 있다.

따라서 자민련의 '묘수풀이' 는 거대야당을 향한 맞불공격과 국민회의를 향한 철벽공조 요구가 교차하면서 전개되는 양상이다.

박태준총재가 24일 “경제청문회를 열겠으며 필요하다면 검찰수사도 해야 한다” 고 강경발언한 것은 '경제청문회로 인사청문회, 나아가 임명동의 거부를 잠재운다' 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조순총재와 김윤환고문이 인사청문회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반면, 이한동대표와 김종호고문은 탐탁지 않게 반응하는 등 한나라의 내부도 균열돼 있으므로 각개격파를 시도한다는 복안이다.

내각제가 좋은 수단이 되는 것임은 물론이다.

전영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