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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들의 '나의 명절선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이제 명절 선물도 '구조조정' 해보면 어떨까. 값비싼 식품이나 의류, 장신구등 기존 선물의 고정관념을 훌훌 털고 나와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 볼 때다.

어떤 쪽으로? 머리와 가슴을 채워주는 '문화' 쪽으로 잡아보면 어떨까. 이미 그쪽으로 간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책.음반.화집.전통공예품등 문화상품을 선물하는 것은 받는 이에게 기쁨과 함께 문화생활로 접어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일. 선물이 한 사람을 좀더 풍요로운 미래로 이끌 수 있다면 이보다 값진 선물도 없을 것이다.

다음은 문화선물을 둘러싼 명사들의 경험담.

◇ 윤형두 (원로출판인) =책은 최고의 선물이다.

10년 넘게 연말.연시에 연하장 대신 문고본 책을 선물로 보내고 있다.

그 책이 그 사람의 미래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올해는 자전 에세이집 '책이 좋아 책하고 사네' 를 5백부 정도 선물로 보냈다.

◇ 김성옥 (서림화랑 대표) =최근 손숙.윤소정 주연의 연극 '그 자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 를 보고 감명받았는데 친지들과 단체로 그 연극을 보러가는 것으로 설날 선물을 대신했다.

함께 못한 사람들에게는 문화생활 기회 (입장권) 를 선물했고 먼 곳의 친구들에게는 지난해 읽고 감명받았던 쥐시킨트나 쿤데라의 책을 보냈다.

화가 정일씨나 윤장렬씨가 스스로 만든 판화로 연하장을 만들어 보내는 데서 착안해 '시가 있는 그림달력' 을 문화상품으로 개발했다.

◇ 채호기 (시인) =올해에는 화집을 여러 권 사서 친한 사람들에게 설날 선물로 줬다.

국내작가로는 김환기나 백남준, 외국작가로는 마티스를 좋아하는데 이들의 작품이 담긴 화집을 구입해 선물했다.

◇ 형난옥 (현암사 주간) =꽃.산.곤충.나비.전통보자기 등 우리 전통문화가 담긴 엽서집을 명절선물로 보내고 있다.

10년전 외국인 친구에게 그 나라 문화가 담긴 엽서를 선물받았는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90년부터 우리 출판사 문화기획상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96년 평소 막역하던 독일 레겐스부르크대 김영자 교수에게 이 엽서집을 선물했는데 알음알음으로 스페인 수녀원에까지 알려져 2천세트의 주문이 들어오기도 했다.

◇ 아리엘 아라지 (주한 이스라엘 대사) =한국인 친구들에게 이스라엘 성지와 관광명소가 담긴 사진앨범과 그림집을 선물로 줬다.

전통 포도주인 카멜와인을 선물하기도 한다.

전통음식도 훌륭한 문화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정리 =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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