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또 큰일 날 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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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중순 멕시코를 방문했을 때 사전 준비팀으로 일한 연방 직원 가운데 한 명이 독감 증세를 보였다. 그의 가족 등을 상대로 신종 플루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3명이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백악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의 안전 여부까지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의 이날 정례 기자 브리핑에 따르면 연방 직원 A는 13일 멕시코 시티를 방문했다. 16~17일 오바마와 함께 멕시코를 방문하는 스티븐 추 에너지장관의 세부 일정을 미리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A는 16일 몸이 아프기 시작해 하루 만에 고열까지 나자 18일 미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신종 플루 검사가 진행됐으나 음성반응을 보였고, 곧 건강을 회복해 근무에 복귀했다. 그러나 문제는 20일부터 A의 가족이 독감 증세에 시달리면서 다시 불거졌다. 조사 결과 A가 접촉했던 아내와 아들·조카 등 3명이 신종 플루 양성반응을 나타냈다.

기브스 대변인은 “이들 모두 증세가 심하지 않았으며, 현재 모두 건강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자들의 관심은 온통 오바마 대통령과 추 장관의 안전 여부에 모아졌다. 문제의 직원 A가 잠깐이라도 오바마를 가까이에서 보좌했을 수 있고, 현재도 오바마 주변에서 근무 중인 동료 직원들과 오랫동안 접촉했기 때문이다.

기브스는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추 장관도 신종 플루와 관련된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건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기브스는 또 “대통령이 국민에게 밝힌 신종 플루 대처방안에 따라 아무런 증상이 없을 경우 구태여 감염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없다”며 “신종 플루 잠복 기간이 최대 1주일인데 이미 그보다 두 배의 시간이 흐른 만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백악관 의사들의 일치된 견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도 멕시코 방문 때문에 신종 플루에 감염됐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오바마와 악수를 한 멕시코 인류학박물관 펠리페 솔리스 관장이 17일 신종 플루 유사 증세를 보이다 갑작스럽게 사망했기 때문이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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