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기업 자산 '뻥튀기'…10개사 실사결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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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영 부실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들중 상당수가 자산을 최고 두배 이상 부풀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자산을 실제보다 부풀려 금융기관 대출 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중앙일보 취재팀이 단독입수한 법정관리 기업 10개사의 실사결과에 따르면 타포린제조업체인 교하산업의 경우 법정관리를 신청한 96년12월 6백29억원이던 자산이 서울지법 민사합의50부 실사 (實査) 후엔 예전의 37%수준인 2백38억원으로 떨어졌다.

또 지난해 2월 실사를 끝낸 ㈜한보와 한보철강의 경우 회사가 제시한 조사보고서의 자산금액은 각각 1조2천2백61억원, 6조1천6백24억원인데 비해 실사결과는 7천1백47억원, 4조9천7백29억원에 불과해 큰 격차를 보였다.

이와함께 96년9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국타포린도 자산 5백17억원, 부채 5백16억원을 신고했으나 실사를 하자 자산은 절반가령인 2백55억원에 불과한 반면 부채는 4백44억원에 달해 부채가 자산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결과는 제품 경쟁력이 떨어진 재고를 한꺼번에 손실 처리해 생긴 것이라고는 하나 자산평가손실을 매회기마다 제때 반영해야 하는 국제 회계관행에 어긋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법정관리 기업 실사를 맡은 A회계법인 崔모회계사는 "기업들의 재무제표가 부실하면 은행들도 자산.순이익을 따져 신용대출하기보다는 확실한 담보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정철근.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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