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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이는 페레그린 파산의 희생양" 워싱턴포스트지등 보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페레그린 파산의 주역은 과연 누구인가.

지난 13일 홍콩 최대의 증권사인 페레그린이 파산 신청을 하자 홍콩 언론에서는 페레그린의 파산이 채권투자 책임자인 한국계 미국인 앙드레 리 (35) 의 무리한 투자 때문이라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 95년 영국 베어링스 은행을 파산으로 이끈 닉 리슨과 비유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과 워싱턴 포스트 등 해외 언론들은 최근 앙드레 리를 페레그린 파산의 주역으로 보는 것은 '무리한 희생양 찾기' 라고 지적하고 있다.

창업자인 필립 토즈 (52) 회장이 이번 파산에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 신문들은 지난 94년 미국 리먼 브러더스 증권에서 스카웃된 앙드레 리가 동남아 지역에 공격적 투자를 한 것은 사실이나 그의 모든 투자 결정에는 사실상 토즈 회장이 깊숙히 개입돼 있다는 것. 토즈 회장은 지난 72년 홍콩으로 건너온 뒤 88년 페레그린 창립때까지 증권분석가로 명성을 날려 아시아 금융계 동향에 누구보다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페레그린의 파산에 직접적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택시회사인 PT스테디세이프사에 대한 2억6천만달러의 대출도 토즈 회장과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가 (家) 간의 유착관계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마저 나오고 있다.

PT스테디세이프사의 경우 수하르토 대통령의 장녀인 하르잔티 루크나마가 비호하는 업체로 알려져 있어 워싱턴 포스트지는 지난 13일 '유착설' 을 강하게 시사했다.

홍콩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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