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뉴욕 현지제작 음반 국내 레이블로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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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색소폰 달인의 뉴욕 황홀경' 이란 찬사를 들으며 국내재즈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이정식의 기념비적 로케음반이 정식출시됐다.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재즈 본고장의 달인 3명, 즉 론 카터 (베이스) , 케니 바론 (피아노) , 루이스 내시 (드럼) 및 일본의 색소폰주자 히노 테루마사가 사흘동안 직접 세션을 해주는 가운데 11곡을 취입한 그 음반이다.

'이정식 인 뉴욕' 이란 이름 아래 하드밥의 명곡 '송 포 마이 파더 (히노 테루마사 합주)' '유 돈 노 왓 러브 이즈' '섬데이 마이 프린스 윌 컴' 등 재즈사를 장식하는 명곡들이 담겨있다.

이정식은 존경하던 선배들에게 주눅들지 않고 안정된 연주를 보여준다.

이따금 음의 도약을 보이다가도 적절한 시점에서 언제나 출발지점으로 돌아갈 줄 아는 능력 때문이라고 재즈평론가 신현준씨는 풀이한다.

세 미국 뮤지션들의 연주는 말그대로 달인의 그것. 특히 '티어스 인 헤븐' '러버스 콘체르토' 에서 케니 바론의 피아노는 두세개의 음만 가지고도 숙성된 연주를 들려주며 나머지 두사람도 서정적인 선율과 리듬을 굴곡 없이 선사한다.

취입뉴스를 들은 국내의 음반직배사들이 수천만원의 개런티와 일본.미국시장 진출보장을 내걸며 취입을 제의했으나 제작사인 서울재즈모임측은 자체판권 보유 방식으로 직접 외국에 판로를 개척하는 힘든 길을 택해 더욱 눈길을 끌고있다.

서울재즈모임대표 권명문씨는 “세계적인 메이저 레이블로 음반을 내면 금전과 유통및 명예 세가지 모두에서 혜택이 크지만 경제난국 상황에서 국내 밖으로 판권이 나가면 안된다고 판단했다” 고 밝혔다.

그러나 이때문에 모처럼의 로케음반이 세계에 진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게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권씨는 “일본 유수의 레이블 킹레코드에서 음반당 10~15% 수익배당으로 출반제의를 해와 성사단계에 있다.

그밖에 동남아와 미국도 재즈모임 회원망을 이용하면 진출에 문제가 없을 것” 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정식은 연주를 해준 4명의 선배 뮤지션과 오는 4월23일 서울에서 합동공연을 갖기로 확정돼 재즈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있다.

강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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