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으로]눈길끄는 간디·아인슈타인 말모음 도서 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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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사람은 속죄하지 못할 만큼 악하지 않지만 악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의 파멸을 정당화할 만큼 완벽하지도 않다. ” (간디)

“모든 사람이 한 개인으로 존중 받고 어떤 사람도 우상화되어서는 안된다.” (아인슈타인) 20세기의 대표적인 성인과 과학자로 추앙받는 마하트마 간디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고 인류화합을 위해 불멸의 업적을 남긴 두 사람은 인생과 사회의 핵심을 꿰면서 사람들의 가슴에 와닿는 수많은 잠언으로도 유명하다.

힘든 세월을 만나 마음을 추스려야할 우리들 앞에 이들의 남긴 말들을 모아서 묶은 어록집이 최근 나란히 출간돼 눈길을 끈다.

간디의 말을 그의 숭배자들이 모아서 펴낸 '위대한 영혼의 스승이 펴낸 63통의 편지' (지식공작소刊) 는 간디의 언행을 63개 분야별로 나눠 총망라하고 있어 자서전보다 더욱 체계적으로 그의 삶과 사상을 접할 수 있게 한다.

싸움보다 사랑을, 살생이 아니라 생명을, 거짓이 아니라 진실을 살고 간 간디는 쉬우면서도 가슴에 다가오는 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며 희망을 갖고 신념에 찬 길로 가도록 이끌어준다.

“폭력과 압제에 대한 비협조는 선에 대한 협조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의무” 라는 그의 말은 70, 80년대 이땅의 많은 사람들이 행동으로 민주주의를 실천하도록 이끈 시대의 좌우명이 됐다.

하지만 이 어록을 통해 다시 바라본 간디는 훌륭한 민주주의 정치인을 넘어서 인생의 자상한 스승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희망을 갖고 자기 앞에 주어진 일을 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의 말은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새로운 자세를 가다듬도록 도와준다.

아인슈타인이 남긴 문장 5백50개를 모아놓은 '아인슈타인 혹은 그 광기에 대한 묵상' (정신문화사刊) 은 물리학자로만 알려진 그를 사려 깊고 인생에 대한 지혜가 풍부한 재치 있는 삶의 스승으로 다시 보게 만든다.

모든 사람이 그의 이름 앞에 천재란 말을 붙이기를 꺼려않는 아인슈타인이지만 사실은 대학졸업 후 취직이 안돼 몇년간 실업자나 무급근무자로 지냈으며 실직의 경험도 있다.

가정적으로도 이혼의 쓰라린 경험이 있으며 거친 20세기의 역사 속에 국적을 두번이나 바꾸기도 했다.

그런 험난한 인생역정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인생에 대해 언급한 품넓은 말들은 어려움을 겪는 우리들을 위로하기에 충분하다.

“나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굉장히 호기심이 많을 뿐이다” 고 한 말은 스스로에게 실망할 일이 많은 요즘 사람들에게 용기와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힌트를 주고있다.

또 “나는 결코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미래는 너무 빨리 다가 오기 때문에 걱정할 틈이 없다” 는 낙천적인 말도 불안증에 빠진 우리들이 새길 만하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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