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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존스 지수로 본 97년 세계 주가 동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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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난해 세계 주식시장은 한 마디로 '아시아의 폭락과 미.유럽의 약진' 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연초만 해도 유망 투자지역으로 손꼽혔던 아시아 증시는 태국 바트화의 폭락을 신호탄으로 역사상 최악의 해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지수의 산정방식에 따라 계산한 결과 태국 증시는 지난해 75.83% (달러화 기준) 나 떨어져 최악의 시장으로 꼽혔다.

한국도 68.68%나 하락했으며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던 중국의 상하이 (上海) 증시 역시 17%나 미끌어졌다.

올해 아시아 증시는 각국 정부의 신뢰 회복 정책에 따라 오름세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투자자들의 시선이 싸늘해 그 전망은 썩 밝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유럽 각국의 증시는 93년 이후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포르투갈이 투자 증대와 금리인하에 힘입어 79.31%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가장 약세를 보인 오스트리아조차 주가가 1.72%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밖에 독일이 21.2% 오르는 등 유럽 전체가 다우존스의 세계 평균치를 넘어섰다.

유럽 증시에 상장된 금융주들은 특히 꾸준한 기업인수.합병 (M&A) 추진에 힘입어 대부분 인기 종목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유럽 증시가 계속 아시아 금융위기의 안전지대에 머물 수만은 없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위기로 인한 디플레이션의 가능성과 유럽 단일통화 출범 등이 유럽 기업들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남미 증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미국 경제의 호황과 수출신장세, 외국자본의 대규모 유입등으로 다른 어느 해보다 높은 상승세를 기록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아시아 경제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남미 증시에서 대거 '팔자' 에 나서 지난해를 결산하면 95년 멕시코 외환위기 이후 주가 하락폭이 가장 컸다.

브라질의 무역적자와 과대 평가된 통화가치도 주가 오름세의 발목을 잡았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적이 있는 멕시코는 54.21%의 상승세를 기록해 남미 시장중 가장 돋보인다.

전문가들은 남미 국가들이 이미 경제구조 조정에 착수했기 때문에 아시아 위기가 더 심화돼도 지난 10~11월 일어났던 것과 같은 투매사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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