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집행 뒷얘기…죽음앞두고 참회 안구·사체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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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법무부가 30일 흉악범 23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 것은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 미집행 장기 사형수들의 형집행 부담을 넘겨주지 않으려는 배려로 보인다.

○…이날 서울구치소 등 전국의 5개 구치소 및 교도소에서 사형이 집행된 흉악범중 정은희 (鄭殷熙.27) 와 한춘도 (韓春道.47) 등 2명은 안구를, 임풍식 (林豊植.38) 과 신정우 (申正雨.40) 는 안구와 사체를 각각 기증했다.

법무부는 이날 집행된 사형수들이 "사체를 기증한다" 거나 "도와준 주위분들께 감사드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는 등의 통상적 말 외에는 특이한 언동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행된 사형수의 숫자는 지난 74년 박정희 (朴正熙) 정권이 58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 후 80년대 이후로는 거의 최대 규모. 5공때인 지난 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을 계기로 23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고 그 이후로는 한번에 10여명 내외에 대해 사형을 집행해 왔다.

특히 90년대 들어서는 90년 14명, 91.92년 각 9명, 93.94년 각 15명, 그리고 95년에는 19명이 집행됐다.

○…이번 사형집행자 중에는 여자 4명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중 3명은 불륜 관계의 남자가 개입돼 있어 불륜이 흉악범죄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드러났다.

한재숙 (韓載淑.51) 은 불륜관계를 눈치챈 남편에게 극약을 먹여 살해했으며, 곽도화 (郭桃花.35) 는 불륜을 맺던 남자와 공모해 남편을 흉기로 찌른 후 목졸라 살해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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