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입단 세컨맨 "왕고참 자존심 지키자" 명예회복 다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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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프로야구 원년 멤버의 '마지막 불꽃' 이만수 (39)가 올시즌을 끝으로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만수는 운동장에 그동안 자신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던 '노장' 이라는 두 글자를 남겨놓았다.

그리고 그 바통을 83~85년에 입단한 이른바 '세컨드 멤버' 에게 물려줬다.

83년부터 85년까지 3년동안 입단한 선수는 모두 1백74명. 그러나 올해까지 현역으로 뛴 선수는 7명에 불과하다.

이들중 한대화.윤덕규.이순철 등 3명은 이만수와 운명을 같이 했다.

유일한 83년 멤버인 '해결사' 한대화는 올시즌 개막축포를 쏘아올리며 부활을 예고했으나 체력의 한계을 느껴 유니폼을 벗었다.

한대화는 내년부터 모교인 동국대의 지휘봉을 잡아 지도자로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85년 멤버인 현대 윤덕규는 미국으로 코치 연수를 떠나며, 해태 이순철은 자유계약선수로 풀렸으나 받아주는 팀이 없어 내년부터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게 됐다.

결국 내년시즌 억대 신인과 용병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노장' 의 자존심은 84년 멤버 김성래.김광림, 85년 멤버 김용수.김형석 등 4인방의 몫으로 남았다.

올해 최고 연봉자 (1억2천2백만원) 인 LG 김용수는 "13년 동안 받은 연봉 (6억7천여만원) 이 올해 입단한 임선동의 계약금 (7억원)에도 못미친다" 며 "내 자신의 명예를 위해 내년에도 마운드를 굳게 지키겠다" 고 이를 악물었다.

팀의 유니폼을 바꿔 입은 김성래 (삼성→쌍방울) 와 김광림 (쌍방울→현대) 은 올시즌 공.수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주전자리를 꿰차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OB에서 젊은 사자군단에 합류한 김형석도 방출의 한을 풀기 위해 경산구장에서 방망이를 가다듬으며 내년 4월을 기다리고 있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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