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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군과 뜻 맞은 ‘영의정 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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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박물관 안쪽 뒤편에 일군의 묘비와 묘소가 있다. 1980년대 반월공단 조성시, 박물관이 옮겨온 것이다. 안동 김씨 김수근(金洙根,1798~854)와 그의 두 아들 김병학(炳學, 1821~1879)·병국 (炳國,1825~1905)형제가 그 주인공이다. 삼부자가 모두 6조판서 중 최고 실세인 이조판서(현 행정안전부 장관)를 지냈다. 또 네살 터울인 형제는 모두 영의정(현 국무총리)에 오르는 등 정승 벼슬까지 지냈다.

대원군과 김병학·병국 형제 이야기는 유명하다. 안동 김씨는 19세기 초 세도정치를 이끌었지만 대원군 집권(1863년)과 함께 퇴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대원군은 이들 형제를 정국 운영의 주요 파트너로 삼았다. 그 이유는 김씨 형제가 다른 안동 김씨들과 달리 몰락 왕족인 대원군을 극진히 대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절이면 쌀과 옷감을 보내고, 입궐할 때는 가마를 보내주는 호의를 베풀었다고 한다.

그런 덕에 김씨 형제는 대원군 집권과 함께 중용됐다. 대원군의 초기 왕권강화 정책에 깊숙히 관여해 당백전을 주조하는 등 경복궁 중건 사업을 이끌었고 ‘대전회통’ 발간도 주도했다.

김병학은 보수수구파로 천주교 탄압에 찬성했으나, 병국은 대미 수교에 찬성하는 등 대외개방에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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