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살림 핸드볼 'IMF무풍'…절약 체질화 운영비 타종목의 3분의1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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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우리는 IMF한파를 모른다.” 국내스포츠가 전례없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대한핸드볼연맹 고병훈전무의 표정은 느긋하다.

인기종목인 농구.배구등이 잇따른 팀해체로 충격에 휩싸여 있지만 핸드볼은 이들 종목에 비해 바람을 덜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팀해체의 움직임도 없고 대회축소나 취소도 없다.

오히려 두산경월 단한개에 불과하던 남자 실업팀이 내년에 현대정유의 팀창단 예정으로 활기를 띄고 있다.

현재 현대정유는 코치와 일부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는 등 팀창단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경기중 최대이벤트인 핸드볼큰잔치도 19일부터 내년1월17일까지 약 한달간 당초 계획대로 치른다.

이같이 핸드볼이 외풍을 덜타는 이유는 무엇보다 일찍부터 '돈안쓰는 체질' 을 구축해놓았기 때문. 핸드볼은 소위 '비인기종목' 으로 분류된다.

이때문에 굳이 홍보효과를 노리고 거액을 투자할 기업도 거의 없고 대회를 치를때 스폰서 수입도 물론 기대하지 못한다.

수입원이 적다보니 협회를 비롯, 각팀에서도 절약이 체질화됐다.

먹고 자고 훈련하는 것에 최소한의 비용만 쓰는 것이다.

이번 대회를 서울과 근교에서 치르는 것도 핸드볼의 '자린고비' 체질을 물씬 풍기게한다.

순회 경기나 지방대회와 같은 성대한 행사로 대규모선수단의 이동하는 비용을 줄이자는 것이다.

국내 실업핸들볼팀의 연간 운영비는 약 3억원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최소 10억원이 넘는 배구나 농구팀 운영비의 3분의 1이하 수준이다.

연말마다 시끌벅적한 스카우트 파동이 없는 것도 어려운 시절에는 보탬이 된다.

어려운 시기를 맞으면서 핸드볼선수.임원들의 절약정신이 유독 돋보인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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