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해수 온도차 이용산업 유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기후 대란 (大亂) 의 전조로 여겨지는 엘니뇨가 '바닷물 온도차 산업' 분야에 도움을 주고 있다.

바닷물 온도차 (溫度差) 산업이란 해수의 온도차이를 이용하는 각종 산업을 뜻한다.

극히 최근에 등장, 생소한 분야지만 일부에서는 이를 21세기에 가장 유망한 산업으로 꼽고 있다.

기술적으로 해수표면과 심층수 (深層水) 간의 온도차가 클수록 좋다는 게 해수 온도차 산업의 가장 큰 특징. 엘니뇨가 이 산업에 유리한 것도 심층수의 온도는 큰 변화가 없는데 비해 표면 온도는 큰 폭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미국 하와이에 본부를 둔 하와이 자연에너지연구소 (NELHA) 는 최근 해수 온도차를 이용한 농장.담수화 (淡水化) 플랜트.발전소 복합단지를 건설, 새 산업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해수 온도차 농장이란 수심 6백m정도에서 차가운 물을 끌어올려 딸기.상추 같은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다.

온대작물인 이들은 하와이 같은 아열대나 열대지방에서는 정상적인 재배가 불가능했다.

해수 온도차 발전이란 따뜻한 표면수로 암모니아를 기화 (氣化) 시켜 이때 발생하는 압력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는 것. 기화된 암모니아는 다시 낮은 온도의 심층수로 응축 (凝縮) 시켜 재활용한다.

NELHA는 실제 각각 2백10㎾ 및 50㎾급의 해수 온도차 발전기를 성공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최근 인하대 김종보 (金鍾輔.기계공학) 교수팀이 1㎾급의 발전기를 제작,가동에 성공했다.

金교수팀은 이어 제작할 20㎾급의 바닷물 온도차 발전기를 원전 주변의 해역에 배치해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닷물 온도차 발전은 표면수의 온도가 최소 섭씨 26도 이상인 해역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열대나 아열대 바다가 이 발전에 적합하며 이들 해역에 '잠재' 된 에너지는 원전 1만기의 발전용량과 맞먹는다는 추산도 있다.

국내 근해의 경우 온배수 (溫排水)가 배출되는 원전 주변만이 이같은 발전 조건을 연중 충족시킬 수 있다.

물론 이 정도로는 대규모 발전은 불가능하다.

인하대 정동수 (鄭東壽) 교수는 "해수 온도차 발전기를 배에 싣고가 아열대.열대 해역에서 발전한 후 에너지를 다시 국내로 들여오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전선을 이용한 전기수송은 불가능하므로 현장에서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로 저장해 운반하는 방법이 유력하다.

이는 수소가 21세 전기자동차나 수소발전의 원료로 쓰임새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수 온도차 발전이 성공한다면 인류는 반영구적으로 청정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또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어 지구 온난화 감소 등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창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