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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멋진 세상 40편에 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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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회 천안월드영화제 상영작들. 왼쪽부터 '피아노의 숲'(2008년) '앤티크'(2008년) '아주르 아스마르'(2008년) '굿 바이'(2009년) '괴물'(2006년).

영화로 통(通)하였느냐! 5000원의 행복 ~ .

나른한 4월, 뭔가 특별한 일을 찾는다면 야우리시네마가 주최하는 ‘월드영화제’에 주목해보자.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천안 월드영화제’가 이 봄 어김없이 찾아왔다. 천안·아산 시민에게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선보이고자 준비된 이번 영화제는 한국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단편영화 등 40여 편을 상영하게 된다. 17일부터 26일까지 10일간 펼쳐지는 천안 월드영화제. 어떤 작품들이 영화 팬들의 선택을 기다릴지 궁금해진다.

천안월드영화제는 ‘영화로 세상을 만나다’라는 부제 아래 총 40편의 국·내외 영화가 준비돼 있다. 개막작인 김정중 감독의 ‘오이시맨’을 필두로 올해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 부문을 수상한 일본 영화 ‘굿-바이’, 봉준호 감독의 단편 데뷔작인 ‘지리멸렬’ 등 천안에선 처음 선보이는 작품들도 있다.

영화제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7가지로 섹션을 나눠 다양한 관객층을 공략한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장르는 ‘BC워낭소리’ 섹션이다. 침체된 영화시장 속에서 독립영화로 300만에 가까운 흥행을 기록한 워낭소리. 하지만 워낭소리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이 섹션에선 워낭소리의 밑거름이 됐던 한국 다큐멘터리의 대표작 7편을 만날 수 있다.

훌륭한 평가에도 제한된 공간에서만 개봉돼 아쉬움을 남겼던 걸작 애니매이션을 소개하는 ‘애니천국’ 섹션. 사실 국내 영화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애니매이션 작품들은 한정돼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나 드림윅스, 픽사 등 유명 감독 또는 제작사의 작품이 아니면 구경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애니천국’ 섹션이 더욱 매력 있다.

프랑스 애니매이션의 거장 미셸 오슬로의 작품인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미야자키 하야오도 반한 작품으로 접하기 어려웠던 프랑스 애니매이션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수작이다.

아이를 동반해 월드영화제를 찾는다면 이 섹션에서는 ‘피아노의 숲’도 볼만 하다.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숲 속에 있는 불가사의한 피아노로 천재적인 재능을 깨닫게 되는 이치노세 카이와 영재교육에 지쳐 더 이상 피아노를 사랑하지 않게 된 아마미야 슈헤이가 엮어가는 순수한 우정과 갈등의 이야기. 아름다운 선율과 영상으로 온 가족의 오감을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 외에도 ‘그 영화의 청춘’과 과거에 화제가 됐던 클래식 영화를 접할 수 있는 ‘오래된 상자, 영화를 꺼내다’, ‘아카데미초이스’, ‘야우리초이스’, 부부감독으로도 유명한 민규동·홍지영 감독의 작품을 모은 ‘패밀리가 떴다’ 총 7가지 섹션의 영화가 상영된다. 영화제 개막날인 17일에는 개막작 ‘오이시맨’ 주연배우 이민기의 개막행사 참석과 무대인사가 준비돼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섹션과 프로그램으로 입 소문을 타고 영화마니아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천안월드영화제.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축제의 장으로 나아가서는 지역을 넘어 이름에 걸맞은 국제적인 영화제로 성장하고 있다.

야우리시네마의 천안월드영화제를 통해 선정된 40여 편의 영화들은 한 편당 5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또 한 편의 관람으로 만족할 수 없는 영화매니어를 위해서는 5편의 영화를 1만원에 즐길 수 있는 패키지가 마련돼 있어, 매니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천안 월드영화제 영화권을 지참하면 야우리 백화점 이용 시 할인혜택을 주는 이벤트와 비채(천안 영상미디어센터)에서의 영화제 작품 무료관람 등이 준비돼 있다.

조민재 인턴기자 m9660@naver.com

예술성 짙은 작품 만나세요
영화제 준비한 오영정 매니저

 

2007년부터 3년째 천안월드영화제를 꾸려가고 있는 천안야우리시네마 오영정(30·영화제준비위원회 매니저)씨. 17일로 다가온 영화제 개막준비로 바쁜 그에게 인터뷰 직전까지도 문의전화가 계속됐다. 지역 영화제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는 천안월드영화제. 그 중심에 서있는 그를 만나 영화제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들어봤다.

-3회째를 맞은 천안월드영화제 취지는.

“서울의 관객들은 크고 작은 영화관련 축제나 회고전에 많이 노출돼 있다. 그들이 누리던 혜택을 천안시민도 느꼈으면 했다. 비주류 영화와 영화제를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를 선보이고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영화와 친해질 기회를 주고 싶었다.”

-1회 때에는 ‘싸이 영화제’로 시작했다. 2회 때부터 천안 월드영화제로 이름을 바꾼 이유는.

“싸이 영화제는 천안의 영문 이름 첫 자인 ‘C’와 개최 극장 야우리시네마의 ‘Y’를 따서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홍보를 할 때 ’싸이영화제‘라고 하면 싸이월드에서 주최하는 영화제로 혼동하는 관객들이 많았다. 그리고 어디서 진행되는 영화제인지 꼭 두 번 물었다. 그래서 2회 때부터는 천안을 앞에 붙이고 월드영화제로 이름을 바꿨다. 다양한 국내·외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도 담겨있다.”

-올해는 40여 편의 영화를 상영하는데 영화의 선정기준.

“미 개봉작 또는 개봉을 했더라도 한정된 개봉관에서만 선보여 천안시민에게는 소개되지 못했던 영화들 중 섹션을 나눠 선정했다. 괴물이나 추격자 등 몇 편의 상업영화를 제외하곤 천안에선 처음 개봉되는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그 중 ‘그 영화의 청춘’ 섹션에서 선보일 봉준호 감독의 ‘지리멸렬’과 나홍진 감독의 ‘완벽한 도미요리’는 그들의 초기작으로 꽁꽁 숨겨놨던 영화들이다. 이처럼 대중에게 다시 알릴 가치가 있는 영화를 선정하는 데 기준을 뒀다.”

-씨네 톡이라고 해서 감독과의 대화가 준비됐는데 어떻게 진행되나.

“감독과의 대화는 올해 특히 신경을 쓴 부분이다.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은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볼 뿐 아니라 감독·배우에게 현장의 생생함을 전해들을 수 있다. 해당 영화 종영 후 1시간 정도 진행된다.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할 수도 있다.”

-9일 야우리시네마가 ‘올해의 예술 영화전용관’으로 선정됐다. 앞으로의 계획은.

“야우리시네마 14번째 관이 충남지역에서 유일하게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받는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선정됐다. 한국 예술영화(70일)를 포함해 연간 219일 이상 의무적으로 예술영화를 상영하게 됐다. ”

조민재 인턴기자


[개막작] 오이시맨

▶한국|드라마/98분/12세 이상

▶감독-김정중 ▶출연-이민기, 이케와키 치즈루, 정유미, 박철민 외

현석(이민기)은 한 때 잘나가는 뮤지션이었지만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지금은 변두리 노래교실의 강사로 일하고 있다.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그는 노래교실 수업을 듣던 재영(정유미)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만 선뜻 다가서지 못한다. 결국 홋카이도의 몬베츠로 여행 오게 된 그는 공항에서 태연하게 다가와 일본어로 담뱃불을 빌려달라는 여자를 만난다. 그것이 현석과 메구미(아케와키)의 첫 만남…

[폐막작] 인사동 스캔들

▶한국|범죄, 액션, 드라마/109분/15세 이상

▶감독-박희곤 ▶출연-김래원, 엄정화, 홍수현, 김정태

400년 전 사라졌던 한 그림의 복원 프로젝트가 전국민의 관심 속에 세상에 공개된다. 복원에 성공한다면 한국 최고가로 경매될 것이 틀림없을 안견의 ‘벽안도’. 그 그림을 손에 넣은 미술계의 큰 손 갤러리 ‘비문’의 배태진(엄정화) 회장은 신의 손을 가졌다는 복원 전문가를 스카우트하게 된다. 그가 바로 이강준(김래원)이다. 그러나 귀신 같은 손놀림으로 무엇이든 베껴내는 이강준과 배태진의 마음속에는 서로 다른 속셈이 존재하는데…

[추천작] 지옥의 묵시록

▶미국|전쟁, 드라마, 액션/202분/청소년 관람불가

▶감독-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출연-말론 브란도, 마틴 쉰 외

미 특수부대의 윌라드 대위(마틴 쉰)는 지리멸렬한 전쟁에 회의를 느끼면서도 무언가 새로운 임무를 맡기를 원한다. 그런 그에게 떨어진 임무는 미국의 전설적인 군인이었던 커츠 대령(마론 브란도)을 제거하라는 미군 당국의 비밀스런 지령. 정부의 기밀임무를 맡은 윌라드 대위와 아직 전쟁의 실체를 경험해 본 적이 없는 4명의 병사들은 커츠 대령을 찾기 위한 험난한 여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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