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온 사이버]교육·연구 겸하는 차세대 장난감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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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새 한마리가 먹이통 앞으로 날아든다.

곧바로 전자센서가 작동하면서 카메라 셔터가 열리고 '찰칵' 하고 사진이 찍힌다.

학교에서 막 돌아온 소녀는 사진속에서 모이를 쪼으기에 바쁜 종달새 한마리를 확인한다.

목걸이의 작은 구슬들이 각기 찬란한 빛을 발한다.

이 빛들은 서로 어울려 환상적인 색감을 연출한다.

열살 난 톰은 목걸이를 풀어 구슬의 순서를 바꿔 꿰어본다.

그러자 목걸이는 이전과 전혀 다른 광채를 내뿜는다.

장난감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유희의 대상에서 연구와 학습을 겸하는 '차세대 도구형 장난감' 이 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 (MIT) 미디어연구소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교수 팀은 최근 컴퓨터 칩을 내장한 레고 장난감을 잇따라 선보였다.

이리 저리 조립해보고 끝나는 레고가 아니라 조류의 습성을 관찰하고 빛의 상호작용을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가능한 장난감을 개발한 것이다.

재미뿐 아니라 교육기능이 강조된 이들 차세대 장난감은 어린이들이 설계자나 디자이너.발명자로서 장난에 빠져들도록 한 것이 특징. 역시 이 미디어연구소에서 개발한 '마스 터레인' 같은 장난감은 얼마전 화성을 탐사한 패스파인더호와 거의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 착륙선을 조종하고 카메라를 작동시키도록 설계돼 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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