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팸플릿 번역에 바이어 소개도 … 문화콘텐트 해외 판매 도와드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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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애니메이션 ‘하얀 물개’를 기획해 제법 높은 시청률을 올렸던 스튜디오 홀호리. 8명의 직원 중 해외 마케팅 담당은 없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해외 상담에 나서 며칠전 막을 내린 MIP-TV(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프로그램 견본시장)에서는 마침내 중동 최대의 어린이채널 ‘알 자지라 칠드런’에 ‘하얀 물개’를 팔 수 있었다.

국산 캐릭터 인형을 들고 있는 GCC 직원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엄윤상 글로벌마케팅 팀장, 이혜은 과장, 구경민 대리, 박성진, 박영일 해외진출TF팀장, 김진규 GCC센터장.


“해외 진출을 생각했지만 누구에게, 뭘, 어떻게 물어야 할지조차 몰랐다”는 서석준(34)대표는 첫 해외계약 성사의 공로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내 글로벌콘텐츠센터(GCC)로 돌린다. 이 센터는 진흥원내 만화·애니메이션·음악·캐릭터·음반 등의 수출지원 및 법률 지원 업무 등을 한데 묶어 지난해 11월 개원했다.

서 대표는 “해외 지사는 물론 담당 직원조차 둘 수 없는 실정이라 매달 한번 이상 들러 시장 및 바이어 동향 정보를 들어왔다”며 “이번 계약에도 법률 지원단 정경석 변호사가 ‘알 자지라’측과의 영문계약서를 무료로 꼼꼼히 검토해 줘 한층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GCC의 강점은 2002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설립 이후 각종 마켓에 참여해 수집한 자료, 해외 바이어들과 맺어온 네트워킹, 총 250여명에 달하는 해외 법률·마케팅 자문단을 기업 입장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원스톱 맞춤형 지원 시스템’으로 가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산업계를 위한 일종의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탄생한 셈이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산업진흥본부장을 겸하고 있는 김진규 센터장은 “문화산업계에도 수출종합센터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계속 있어왔다”며 “지난해 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센터가 발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아직 영세한 국내 업체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고 할 경우 GCC를 찾으면 당장 팜플렛 번역부터 어느 시장에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좋을지, 해당 지역 주요 바이어는 어떤 회사 누구인지, 지적재산권이나 상표권을 등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소상한 설명을 듣게 된다.

문화산업 전반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13명의 국내 직원과 LA·베이징·도쿄·런던 등 해외사무소에서 근무하는 12명의 지역 전문가들이 기업의 눈높이에서 해외 진출을 돕는다. 글로벌 마케팅팀 엄윤상 팀장은 “처음 정보를 얻었던 기업들이 이제 크게 성장해 오히려 GCC와 정보를 공유하는 윈윈 관계가 조성됐다”며 “좋은 아이디어와 작품이 있다면 개인이라도 GCC를 이용해 해외 진출에 성공할 수 있는 1인 창조기업의 시스템이 마련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 불황임에도 이번 MIP-TV에서 국내 업체들의 계약가능액이 2100만달러에 달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꾸준히 지원의 틀을 마련해온 GCC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5월 중으로 국내외 문화산업 관련업체 디렉토리, 해외 문화콘텐트 관련 법률 사례집 등이 속속 발간될 예정이다.

김진규 센터장은 “이제는 문화가 빠지면 외교를 못하는 시대가 됐다”며 “단순히 한국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국내 가수의 공연과 영화·드라마의 상영과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 패키지가 함께 어우러지며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GCC가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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