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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대선후보 부인들,전국 누비며 '그림자 유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가장 열성적으로 선거운동을 한 사람이 누구냐" 는 질문에 이회창후보의 부인 한인옥 (韓仁玉) 여사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앞으로 남은 1주일여의 일정란은 부산.경북.대구.원주.서울 등 전국을 무대로 해 10분단위로 꽉 차있다.

韓여사가 주로 챙기는 부분은 시장.양로원.고아원 등 서민과 소외계층. 지방을 가도 오전2시30분이 돼서야 잠자리에 들지만 오전5시3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일을 시작한다.

또 지친 수행원들이 식욕이 떨어져 고통스러워 할 때도 韓여사는 끼니마다 밥 한그릇씩을 남김없이 비운다.

李후보 동생 이회성 (李會晟)에너지경제연구원 고문도 눈에 띄지는 않게 경기고 인맥.경제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뛰고 있다.

김대중후보의 부인 이희호 (李姬鎬) 여사도 전국을 누비기는 마찬가지. 8일에는 제주지역 정당연설회에 金후보 대신 참석, 지역개발공약까지 했다.

남은 기간엔 취약지역인 영남지역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계획. 李여사가 유세에서 가장 역설하는 부분은 金후보 건강문제. 李여사는 "金후보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는 것 자체가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방증하는 것 아니냐" 며 건강시비에 정면 대응하고 있다.

李여사의 활발한 움직임은 李여사를 둘러싼 여러 흑색소문을 불식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金후보의 장남 김홍일 (金弘一) 의원과 차남 김홍업 (金弘業) 씨는 "나서면 오히려 마이너스효과" 라는 당내외 지적 때문에 뒤로 한발 물러나 있는 상태. 이인제후보의 부인 김은숙 (金銀淑) 여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전국버스투어' 중이다.

지금까지 영남지역을 훑었고 8일부터는 충청권 공략에 나서고 있다.

金여사는 버스로 이동중에도 결코 승객석에 앉지 않는다.

제일 앞에 있는 안내원석에 앉아 손을 흔들거나 '기호 3번' 피켓을 흔드는 등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金여사는 자신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선입견을 불식하기 위해 복장은 항상 한복으로 차려 입는다.

고정메뉴가 된 '아침 해장국,점심 순대국' 도 그런 일환. 둥굴레차와 녹차로 건강관리를 하나 최근엔 과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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