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인테리어 동호회 무의탁노인 집 개조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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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유난히 어두운 소식들로 가슴까지 얼어붙는 세밑, 어려운 이웃에 온정을 전하는 따뜻한 손길이 있어 화제다.

컴퓨터통신 유니텔 인테리어동호회 (회장 지상은)가 살을 파고드는 찬바람을 막기조차 어려운 무의탁노인들의 허름한 집을 전면 보수하겠다고 나선것. 경기도구리시인창동에 자리한 이 '은빛사랑의 집' 은 중풍.정신지체등의 질환을 가진 할머니 8명의 생활터. 20평남짓한 재래식 한옥 2채에 4명씩 나눠 살고 있다.

지은지 15년이 넘어 홑겹 창문에서는 찬바람이 세기 일쑤고 낡은 보일러는 수시로 고장을 일으켜 할머니들은 냉방에서 이불을 둘둘말고 밤을 지새우곤 했다.

그러나 집수리를 위한 정부 지원금이 턱없이 모자라 개조는 커녕 올 겨울도 '몸으로 때울' 준비를 하고 있던 할머니들에게 예기지않은 따뜻한 소식이 날아든 것이다.

이번 노인의 집 수리작업은 지난 6월 처음 결성된 이 인테리어 동호회의 공식적인 첫 대외행사. 처음하는 봉사활동인만큼 동호회 성격에 맞으면서 의미도 있는 일을 하기로 의견을 모아 결정한 것이 양로원 무료개조다.

은빛사랑의 집은 동호회원들이 지난달부터 도와줄 대상을 물색하다 할머니들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 20여명의 회원이 참여하게될 이번 공사의 비용은1천5백만원정도. 공사에 투입되는 노동력은 회원들의 자원봉사로 충당되는데 인건비를 포함해 따진다면 4천여만원 정도가 드는 큰 공사다.

공사참여회원중 배선공사.페인트칠.미장등의 기술자들이 절반정도인데 특별한 기술이 없는 회원들은 도배.짐나르기등의 단순작업을 돕게 된다.

현재 기본 설계작업을 모두 끝낸 동호회는 8일부터는 철거작업과 샷시.창문공사등을 시작할 계획이다.

공사기간은 약 보름정도. 지회장은 "할머니들이 따뜻한 새집에서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도록 일을 서두르고 있다" 고 말했다.

막상 일은 시작했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집수리에 필요한 일손외에도 벽지.페인트등의 공사재료는 도배상이나 페인트가게등을 하는 동호인들이 충당하지만 나머지 경비는 회원들의 성금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 동호회측은 뜻있는 외부인들의 동참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연락처 017 - 242 - 7594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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