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임금삭감 결정 배경…덜 쓰고 더 일하며 IMF 위기 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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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대우그룹이 이번에 임직원을 감원하지 않는 대신 임금을 일부 삭감키로 한 것은 고용안정을 꾀하면서도 일부 해외사업장 대부분이 달러값 급등으로 겪고있는 경영난을 덜기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신무장과 경비절감의 이중효과를 겨냥한 것이다.

이번 대우의 조치는 물론 기업들이 대량감원을 통한 감량경영을 추진하는 것과 달리 노사공동으로 고통을 분담해 경영위기를 타개하자는 취지라는 점에서 긍적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종금사 차입비중이 적지 않은 대우그룹이 최근의 종금사 영업정지등 '국제통화기금 (IMF) 사태' 여파로 자금확보에도 긴장을 하고 있는 상태다.

김우중 (金宇中) 대우그룹회장이 3일 열린 비상 사장단회의를 끝내고 급거 필리핀으로 향한 것은 현지의 외국계 은행에서 달러를 확보키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그룹도 연초부터 불거진 경제위기가 예상보다 심화되자 지난 3월부터 다른 그룹보다 한발 앞서 경비절감에 나섰다.

金회장은 이에따라 3일 열린 긴급 사장단회의에서 "덜 쓰면서 일을 더 하고 수출을 늘리면 이번 위기는 무난히 극복할 수 있을 것" 이라며 "뼈를 깎는 노력없이는 살아남을수 없다" 고 지적했다.

대우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금 삭감 (약 8백억원) 과 비용절감을 통해 1조원가량의 회사 지출을 줄일 계획" 이라고 말했다.

대우그룹은 이번 감봉조치와 관련해 노조측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다는 계획이지만, 과장급이상의 간부직원 임금삭감과 일반직원의 임금동결조치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노조의 동의를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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