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DS사, 야마이치증권 계열사 직원 전원 흡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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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능력만 있으면 회사가 사라져도 살아남는다" 야마이치증권의 도산에 따라 모기업과 계열사 임직원 1만여명이 갈 곳이 없어지면서 일본이 실업문제로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력있는 사원들은 오히려 맹렬한 스카우트전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의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 (EDS) 은 야마이치증권 계열사인 야마이치정보시스템의 종업원 6백명을 모두 채용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야마이치측도 종업원의 고용확보를 우선시 해 EDS와의 사실상 흡수합병에 응하기로 했다.

지난해 매출액 1백40억달러로 세계 최대 정보서비스업체인 EDS는 일본 진출을 앞두고 '인재 = 자산' 인 정보업계 특성상 고급인력의 대량 확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간접부문을 포함한 야마이치정보 임직원 전원을 일괄 채용하기로 합의했다.

설비나 영업권의 양도를 수반하지 않고, 종업원만 모두 재취업하는 이번 모델은 고용 유동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로 풀이된다.

야마이치측은 "자진폐업 이후 정보서비스업체들이 수십명에서 수백명 단위로 종업원 스카우트 의사를 밝혀왔다" 고 소개하고 "그러나 직장 안정을 최우선해 '일괄 재고용, 현 급여수준 유지' 를 약속한 EDS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고 말했다.

개별적 접촉도 한창이다.

히타치제작소나 종합상사인 마루베니등 야마이치증권과 오랫동안 거래를 해온 기업들이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히타치제작소의 야기 요시키 (八木良樹) 전무는 "야마이치에는 우수한 인재가 많다" 며 "채용에 적극 나서겠다" 고 말했다.

히다치는 그룹내 증권업무 관련 부서에 이들을 배치할 예정이다.

종합상사인 마루베니의 미즈노 (水野) 전무도 "앞으로 종합상사가 증권등 금융업에 자유롭게 진출하는 시대가 열렸다" 며 "야마이치에서 트레이닝 받은 유능한 인재를 적극 채용하겠다" 고 밝혔다.

닛산자동차는 "자동차 활황에 따라 영업담당과 개발부문에 인원이 부족하다" 며 "분야는 달라도 조건만 맞는다면 야마이치 직원들을 채용하겠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1만여명의 야마이치 종업원중 절반 정도는 내년초까지 재취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 = 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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