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지바고'의 라라는 "KGB 첩자"…흐루시초르에 보낸 서한 공개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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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오랜 애인이자 비서였던 올가 이빈스카야가 옛소련의 비밀경찰 KGB의 첩자라는 증거가 드러났다고 뉴욕 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이빈스카야는 파스테르나크의 대표작 '닥터 지바고' 의 여주인공 '라라' 의 실제 모델이었으며 파스테르나크를 도와준 것 때문에 당국으로부터 박해받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빈스카야는 그러나 파스테르나크와의 교분이 문제가 돼 강제노동수용소에 보내졌던 61년 흐루시초프 공산당 서기장에게 보낸 탄원편지에서 자신이 당국과 긴밀히 협조, 파스테르나크의 각종 대외활동을 제한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석방을 요구했다.

그녀는 자신이 외국인들의 인터뷰 요청을 수시로 차단했고, 그가 강제에 의해 노벨문학상을 반납한 뒤 소련땅을 떠나려는 것을 제지시키는등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이 편지에서 주장했다.

공산당 중앙위원회 산하 문서보관소에 보관돼 있던 이 편지는 최근 공개됐고, 모스크바의 일간지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가 주요 내용을 발췌해 소개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현지 학계에서는 이빈스카야가 KGB의 끄나풀이었다는 명백한 증거물이 발견된데 대해 큰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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