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죽전으로 캠퍼스를 옮긴 단국대가 석주선기념박물관(관장 정영호) 신축개관을 기념해 14일부터 소장품전을 연다. 석주선기념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에 연면적 4844㎡ 규모로 수장고 세 곳에 유물 4만 1550점을 보유해 국내 대학박물관 중 알찬 컬렉션으로 손꼽힌다. 2007년 캠퍼스 이전 뒤 1년 6개월에 걸친 유물 정리 작업을 마치고, 1500점의 유물을 엄선해 4개 전시실에서 일반 공개에 들어가는 것이다.
조선 23대 왕 순조의 딸인 덕원공주의 원삼(圓衫). 부녀자의 예복이다.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제공]
관심을 끄는 유물은 350년 전 조선시대의 ‘소년 미라’ 실물. 2001년 경기도 양주군 해평(海平) 윤씨 선산에서 단국대 박물관팀이 발굴했다. 사망 당시 나이 5~6세, 키 99.4㎝로, 사인은 천연두로 추정된다. 관이 수백 년 간 물 속에 잠겨 있어 시신의 부패를 막았기 때문에 땋은 머리와 피부·손톱까지 거의 그대로 남아 있어 화제가 됐다. 발굴 당시 관 속에 아버지의 바지를 깔고, 어머니의 장옷을 덮고 있어 어린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애절한 마음을 짐작케 했다.
경기도 이천 설성산성에서 출토된 ‘새발자국무늬항아리’는 이번에 처음 일반공개된다. 엄기표 단국대 초빙교수는 “4~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새발자국무늬항아리는 당시 백제의 문화가 일본에 직접적 영향을 줬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단양 신라적성비편 전체 ▶경주 능지탑지에서 발굴된 금동여래입상·불좌상 등도 처음 전시된다.
9421점의 국내 최대 복식자료를 수장한 박물관답게 4개 전시실 중 두 곳이 민속복식관이다. ▶흥선대원군의 단령(團領·깃을 둥글게 만든 관복) ▶사도세자의 딸 청연군주(郡主·왕세자의 정실에서 난 딸에 내리는 품계)가 입었던 왕실 아동복 등 조선시대 의복 문화사를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유물들이 전시된다. 14일 오후 2시 개관식 뒤 다음달 15일까지 오전 10시~오후 4시 관람객을 맞는다. 이후엔 매주 화·목요일에 관람이 가능하다. 무료. 031-8005-2389.
배노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