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형-중소형 주가차별화 뚜렷…IMF계기 블루칩만 '사자' 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우리경제가 국제통화기금 (IMF) 의 지원체제에 돌입한 이후 주식시장에서 대형주와 중소형주사이에 주가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는 긴축정책과 산업구조조정에 따라 우량 대기기업들 보다는 중소기업들의 경영위험이 높아지면서 투자기피현상이 생길 것이란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IMF특융신청 방침이 확정된 뒤 종합주가지수가 연일 급락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상당수 우량대기업 주식은 외국인.기관투자가의 '사자' 가 몰리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중소형종목들은 하한가 매도주문에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폭락세를 이어갔다.

이 때문에 지난 주말부터 하한가종목수가 폭증해 24일 전체 9백여개 종목중 8백개를 넘어섰는가 하면 종합지수가 보합세를 나타낸 26일에도 하한가가 무려 절반에 가까운 4백24개에 달했다.

거래비중면에서도 대형주가 70~80%에 달해 대형주편중거래양상도 벌어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투자자들이 IMF개입을 계기로 블루칩 (핵심우량주) 을 중심으로 국내투자를 재개한데 반해 개인투자자들은 금리급등에 따른 자금난과 중소기업의 부도도미노 가능성에 대한 공포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고 분석했다. 대형우량주들의 주가추이를 보면 지난 21~25일 종합지수가 10%폭락한 와중에도 외국인매수세가 가장 많이 몰린 삼성전자가 4.1% 급등한 것을 비롯해 LG전자 (12.2%) 포항제철 (4.7%) 삼성전관 (7.5%) 태광산업 (5.0%) 현대자동차 (3.1%) 등 상당수 블루칩들이 큰 폭으로 올랐다.

경영이 비교적 건실한 금융기관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국민은행 (9.6%) 삼성화재 (7.4%) 주택은행 (2.5%) 등의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홍인기 (洪寅基) 증권거래소 이사장은 "IMF특융발표 이후 해외 한국물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선 것만 봐도 외국인들은 앞으로 내재가치가 우량한 대기업 주식의 매입을 늘려갈 것이 확실하다" 고 말했다.

홍승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